戰犯국가 독일에서도 핵무장론
 
 [2017-08-07 오전 12:38:00]

'트럼프를 믿을 수 없으니 우리도 독자적 핵전력을 갖자'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세계의 고위 정책 수립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미국의 격월간지 포린 어페어(Foreign Affairs) 7~8월호에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실렸다. 제목은 “Keine Atombombe, Bitte: Why Germany Should Not Go Nuclear.' '제발 원자폭탄은 갖지 말아요: 왜 독일이 핵무장으로 가선 안 되는가’라는 뜻이다.  

요지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후 NATO와 EU를 불신하거나 비판적으로 대하는 것을 본 독일 사람들 사이에서 “그렇다면 저런 미국에 독일과 유럽의 안전을 맡길 수 없지 않은가.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하여 독일도 독자적인 핵무장을 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 논문을 쓴 울리히 퀸과 트리스탄 폴페는 카네기 평화재단의 연구원이다.
안겔라 메르켈 수상이 이끄는 독일 기민당의 간부인 로더리히 키세베터는 만약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으려 한다면 프랑스와 영국의 핵전력을 EU의 국방예산으로 EU 핵전력으로 통합,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였다. 
 

지난 2월엔 폴란드의 집권 법치정의당 지도자 야로슬라브 카친스키는 EU가 핵무장 초강대국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독일의 몇 논평가들은 EU 감독 하에서 영국과 프랑스가 핵 억제력을 행사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영향력 있는 보수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의 공동발행인 중 한 사람인 버트홀드 콜러는 英佛의 핵전력은 러시아에 대응하기에는 너무 약하므로 독일은 독자적인 핵 억제력을 확보, 미국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베를린의 글로벌 공공 정책 연구소 소장인 소턴 베너도 같은 결론을 내리고 이를 포린 폴리시 잡지에 기고하였다.   

물론 이런 핵무장론은 현재로는 소수이지만 1, 2차 대전의 戰犯국가인 독일에서 주장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트럼프의 고립주의적 정책은 푸틴의 러시아가 크림 반도 탈취에 이어 우크라이나 동부 지방을 內戰場으로 만드는 등 유럽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을 때 나와 유럽 사람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독일은 유럽의 경제위기나 중동이민자 유입 사태 때는 막대한 부담을 감당하면서 해결사 역할을 해 왔다. 비록 戰犯국가이지만 나치 만행을 확실하게 청산하였고 민주화가 된 나라이므로 핵무장을 하더라도 주변 국가의 반대는 의외로 약할 것이라고 한다.  

프랑스는 독일의 경제적 지도력을 인정하고 추종하는 편이지만 독일이 갖지 못한 핵무기를 보유, 군사적 면에서 優位에 서 있어 두 나라의 협력이 균형을 이룬다. 프랑스는 한때 독일에 대하여 自國의 핵우산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제의를 한 적이 있으나 프랑스 국내의 여론이 좋지 않아 스스로 포기하였다.   

포린 어페어의 논문은 만약 독일이 핵무장을 시도한다면 비밀리에 작업을 해야 하는데, 하나 약점이 있다고 했다.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原電 사고 이후 2022년까지 원전을 폐기하기로 하였는데, 이는 독일이 원자력 발전의 메카니즘 안에서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한다.  

문재인 정부가 만약 원전 폐기를 실천에 옮길 경우 한국에도 똑 같은 문제가 생길 것이다. 한국이 단시간에 핵무장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원전 시설과 기술 속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전범 국가인 일본은 독일보다 더 빨리, 더 많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 트럼프가 북한의 핵무장을 허용하든지 막지 못하는 것을 확인하면 일본도 핵무장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일본과 독일의 핵무장은 두 나라가 가진 어마어마한 경제력과 과학기술력을 감안할 때 중국과 러시아가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냉전에서 자유진영이 이긴 요인 중 하나는 독일과 일본이 미국 편에 섰기 때문이다. 독일과 일본의 핵무장은 중국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의 영향력 약화를 가져온다. 북한의 핵무장은 세계의 전략 지도를 바꾸는 기폭제가 될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