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 허리 부러질라 걱정 말고....
 
 [2009-08-19 오후 1:51:00]

<경상남도의회> 백신종 전 부의장


백신종 전 부의장
어린 시절 소잔등에 앉아 피리까지 불기야 했겠는가만 소먹이 길 나서면 동네 짓궂은 형아들이 소를 괴롭히며 놀던 기억이 아스라하다. 옛날엔 소 한 마리가 논 한 마지기라, 내 소 한 마리 키운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주로 배냇소나 수냇소를 들였는데 어느 가난한 집에서 용케 소를 한 마리 키우게 되었다.
애지중지 자식 돌보 듯 한 소가 새끼를 배어 배가 부르기 시작하자 온 집안에 경사가 났다. 그러던 어느 비오는 날 마루에 앉아 새끼 놓을 날을 기다리며 저으기 소를 바라보고 있는데 대 여섯 살 되는 아들놈이, “아부지, 나 저 소 새끼 낳으면 맨 날 타고 놀란다.” 이 소리를 들은 애비가 송아지 허리 다친다며 안 된다고 했다.


그래도 어린 아들 놈은 막무가내로 타고 논다고 고집을 부리고, 애비는 송아지 허리 다친다며 언성을 높이고, 급기야는 애비가 아들을 때리고 울고불고 집안에 난리가 났다. 소가 새끼 낳을 날이 아직도 멀었는데 온 동네에 이무슨 망신인가.
예측을 빗나가는 장마와 더위에 온 국민이 지쳐 있다. 집중호우와 침수, 우박피해에 모두가 맥없이 손을 놓고 있다. 동구 밖 느티나무 그늘 아래 매미소리 타고 산위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같은 좋은 그림은 없을까. 아, 있다. 대한민국 국회에서 여름휴가 반납하고 여야 국회의원들이 오순도순 밤을 새워 밀려 있는 법안들을 하나씩 순산하는 일이다.


현재 국회 16개 상임위에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계류법률안이 무려 2,300여건에 이른단다. 주로 민생법안이란다. 보기만 해도 시원한 일 아닌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국회가 아니란 걸 보여 주라는 주문이다. 집안일이든 동네일이든, 나랏일이든 경중 완급이 있고, 무엇 때문에 왜 해야 하는지를 알고, 주인이 무얼 원하는 지를 깊이 성찰하고 덤벼야 한다. 국민들은 시작도 않고 싸움부터 하는 국회를 더 이상 보려고도 않는다.
국회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 법을 만드는 일 아닌가! 법을 만든다는 것은 고친다는 것도 포함된다. 동네 어른들이 가출국회, 폭력국회, 허송국회, 불임국회, 치기국회란 소리 듣질 말고 이제는 머리 맞대어 땀 흘리는 국회 보고 싶어 한다.


송아지 허리 부러질 걱정으로 날뛰지 말고 송아지 잘 낳을 궁리 하라는 말씀이다.
기업과 문화 예술 체육인들이 드높여 놓은 국가신인도를 하루아침에 국회 생방송으로 까먹어서야 될 일인가.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재외국민에게 투표권까지 주어지는 마당에 이제 정말이지 철이 들어야 할 일 아닌가. 경우에 따라서 국적을 감추기 까지 했던 재외국민들이 자랑스런 대한국인으로서 보란 듯 당당하게 투표장에 가는 모습을 그려보자. 선진화 세계화가 다른데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