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
 
 [2019-02-09 오후 10:29:49]

 

신진우 소설가/칼럼니스트

 

영국 낭만주의 시인 P. B 셸리(1792~1822)는 서풍부(西風賦:서풍에 부치는 노래)라는 불멸의 역작을 남기었다.

나를 그대의 수금竪琴으로 삼아다오, 바로 저 숲처럼:/ 내 잎들이 숲의 잎들처럼 떨어진들 어떠리!/ 그대의 강력한 조화의 소동은/ 양쪽에서 슬프지만 감미로운,/ 깊은, 가을의 노래를 얻으리. 격렬한 정신이여, 그대가/ 나의 정신이 되라! 그대가 내가 되라, 격렬한 자여!/ 내 죽은 사상을 우주 너머로 내 던져다오/ 새로운 출생을 재촉하는 시든 나뭇잎들처럼/ 그리고, 이 시의 주문으로,/ 퍼뜨려다오, 꺼지지 않는 화로의/ 재와 불꽃처럼, 인류에게 내 말을!/ 내 입술로 잠 깨지 않는 대지에게/ 예언의 나팔이 되어다오! 오 바람이여,/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서풍부는 1~5수로 나누어진 시인데 5수의 이 마지막 구절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는 인구에 회자되는 절창絶唱이다. 해마다 겨울이 오면 전 세계인들은 이 구절을 외우며 기나긴 겨울을 이겨낸다 

겨울은 혹독한 계절이다. 지금이야 난방시설이 잘 되어 있으니 연료비가 걱정이 되긴 하지만 생존에는 별탈이 없다. 하지만 차디찬 동굴 속에서 흩날리는 동굴 밖의 눈보라를 바라보며 기나긴 겨울을 보내던 윈시인들은 어떠했을까? 생명수나 다름없는 불씨를 지피며 마냥 봄을 기다리던 그들에게 겨울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가르는 계절이었을 것이다 

샤머니즘이 그냥 태동한 게 아니다. 원시인들에게 봄이란 얼마나 경이로운 존재였을까? 어디서 새우는 소리가 들리고, 상큼한 봄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얼음장 밑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면 드디어 봄이 왔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을까? 그새 동굴 속의 인원은 추위와 굶주림으로 반은 죽어나자빠졌을 것이다. 만약 봄이 모진 겨울을 격지 않고, 여름이나 가을 다음에 온다면 그 봄이 그토록 반가울까 

지금 우리는 원시인이 봄을 기다리던 그 심정으로 간절히 우리의 봄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의 봄은 계절만의 봄은 아니다. 백만표 차이로 이긴 대통령이 패자와 야합한 배신자들의 농간으로 차디찬 감방에서 벽을 마주보고 있는 한 우리는 봄이 와도 봄으로 인정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봄은 그분이 풀려나는 날 온다 

필자는 지금도 쉽게 믿을 수가 없다. 대졸이 전인구의 50%이상을 차지하는 21세기 개명 천지에 한갓 유언비어와 중상모략에 공들여 세운 나라가 그렇게 쉽게 무너지다니. 어찌 믿을 수가 잊겠는가. 우리를 36년간이나 지배했던 일본인들이 일찍이 지적했듯이 한국인들은 어쩔 수 없는 냄비근성의 민족이라 했지만, 이렇게 단순무식 할 줄 몰랐다. 범죄의 최대요건을 구성하는 핵심은 그로인해 덕을 보는 놈이 누구냐이다 

이것만 유추해도 박대통령 탄핵의 ABC는 다 나온 것이나 진배없다. 박대통령이 탄핵당하고 가장 덕을 본 놈이 누구인가? 그놈이 범인이다. 상대편은 박대통령이 자연인으로 존재하는 한 정정당당히 붙어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인민재판으로 승부를 걸어본 것인데(사실 놈들도 긴가 민가 했었다), 이게 먹혀들어갔다는 게 너무나 기가 막힌다. 백보천보 양보해 다른 지역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박정희대통령과 박근혜대통령의 태생적 고향인 영남지역이 유언비어 한방에 무너질 줄을 상대편도 몰랐다면 말 다한 것 아니겠는가?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룩한 신라의 후예들이 이렇게 쉽게 무너지다니! 김정은은 구걸한 돈으로 핵무기 만들려 애쓸 필요 없다 

유언비어 한방이면 무너지는데 뭣 하러 핵무기 개발한다고 난리를 치는가. 그 돈으로 전 세계 미인들 다 사들여 주지육림에 빠져 사는 게 백번 영양가 있다. 남한 언론인들 불러들여 기쁨조로 씨를 받아 임신공격으로 원격조정 하는 게 백번 낫다 

그래도 우리는 봄을 기다린다. 몽골초원의 야만인들을 대제국의 주인공으로 만든 사람은 징키스칸이다. 그가 없었으면 흉노는 한갓 떠돌이 유목민에 불과 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밥이나 먹고 똥이나 싸는 영남인들도 그분이 풀려나면 초원의 전사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품어본다. 흉노의 고향은 아사달이요, 아사달은 우리민족의 요람임을 알기에 하는 말이다. 그래 겨울이 오면 봄은 결코 멀지 않다. 소한이 지났다. 대한이 지나면 입춘이다. 어찌 봄이 오지 않을 소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