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인가? 재활인가?
 
 [2017-04-24 오전 11:58:00]

부활인가? 재활인가?
부활은 죽었다가 다른 모습으로, 다른 개체로 살아가는 것이다. (예외가 있다면 ‘예수’. 그는 본디 모습대로 다시 살아났다고, 기독교인들은 믿는다.) 예를 들어 한 알의 곡식이 죽어서, 여러 알의 곡식을 영그는 식물로 ‘부활’한다. 이 같은 부활관은(자기 본래의 모습으로 부활한 예수의 경우를 예외로 하고) 기독교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고린도전서(1 Corinthians) 15장 35절에서 44절에 걸쳐 바울(Paul)은 “씨앗이 죽어서 새로운 생명(식물)으로 자라나는 것”을 전형적인 부활 프로세스로 꼽는다.  
아무튼. 부활은 “죽어서 사는 길”이다. 반면 재활은 “시들었다 생생해지는 것”. 죽음의 관문을 거치면 부활(resurrection)이고, 시듦의 역경만 거치면 재활(rehabilitation)이다. 
부활을 이야기하는 것은 평양 때문이다. 이제 평양 체제의 멸망이 코앞에 닥쳐 있다. 중국이 ‘체제 변화(regime change, 기존 평양 체제의 멸망)’에 반대한다고? 김정은을 가오마담으로 내세우고 있는 평양 지배계급이 갑자기 착해져서, 핵과 미사일을 내려놓고 개혁-개방으로 선회할 것이라고? 미국이 중국의 입장을 존중하고, 평양의 ‘개과천선’ 가능성을 믿을 것이라고? 죄다 엉터리 소리다. 평.양.멸.망. – 이 네 글자가 눈앞에 또렷이 떠오르지 않는가? 안 보이는가? 
평양은 개혁·개방의 길을 가지 못해서 핵과 미사일(선군정치, 강성대국) 노선을 택했다. 벌써 20년 전 이야기다. 왜 개혁·개방의 길을 못 갈까? 당이 없기 때문이다. 이미 1970년경에 김일성 혈통 신격화 작업에 착수하면서(소위 ‘김일성 유일사상’) 당 조직을 ‘조직적, 체계적’으로 파괴했다. 당이 있으면, 리더십을 바꿀 수 있다. 트로츠키에서 스탈린으로! 스탈린에서 후루시초프로! 
당이 없어지고 국가가 김일성 집안의 사유물로 전락했기에 리더십 변화가 불가능하다. 이제는 ‘김일성 집구석’을 내세우는 데 앞장서 온 자들 --- 김경옥, 황병서 등 당 조직지도부(실은 ‘조직파괴-수퍼비밀경찰’) ---이 김정은을 업고 갈 데까지 열심히(!) 가고 있는 중이다. 
이렇듯 이미 20년 전에 개혁·개방을 하지 못해, 2백만 명을 굶겨 죽이면서, 핵과 미사일을 향한 길(선군정치, 강성대국)을 선택했다. 따라서 평양은 핵과 미사일을 못 내려놓는다. 핵과 미사일이야말로 평양의 정체성,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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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이번에 평양 체제는 멸망 당한다. 그리고 무슨 일이 벌어질까? 70년 동안 극악무도한 전체주의 노예체제 아래에서 산송장으로 지내온 2천 5백만 북한주민이 ‘존엄한 개인’으로 [부활]한다. 일찍이 인간다운 인간이었던 적이 없었기에, 그냥 처음부터 산송장이었을 뿐이기에, 이 과정은 [재활]이 아니라 [부활]이다. 시들었다가 다시 꽃피우는 것이 아니라, [죽어 있던 생명](씨앗)이 전혀 다른 모습(존엄한 개인)으로 꽃피우는 것이다. 
그런데 [부활]은 휴전선 북쪽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일까? 아니다. 휴전선 남쪽에서도 일어난다. 여기에서도 애초 존재한 바 없던 것. 오직 [씨앗]의 형태로만 숨죽인 채 숨어 있던 것이, 만발한 생명으로 꽃피워 [부활]한다.
그것이 무엇일까? 자유통일, 자유민주주의, 세계시장을 지향하는 강력한 시민의식 및 그에 바탕한 막강한 유권자-시민 조직이다. 대한민국에는 이 같은 시민의식이 각성된 바 없었고, 이 같은 유권자-시민조직이 강력하게 자리잡은 바도 없었다. 자유통일, 자유민주주의, 세계시장에 친화적인 사람들은 [고립된 생활인]으로, 학연-지연-혈연-분야연(이를 ‘학지혈야’라고 부르자.)으로 갈갈이 나뉘어서 살아왔을 뿐이다. 감옥에서 고생하고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생활인들은 [우리가 남이가!] 차원의 학-지-혈-야 분산 격리구조 속에 매몰되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저들 – 특히 전대협 세대가 승리했다. 그들은 20대 중반에 이미 학-지-혈-야를 뛰어넘어 전국적 ‘백만학도’ 대학생 조직을 만들었다. 물론 막강한 평양의 지도와 지원 아래 이루어진 일이긴 하지만… 
이제 전대협 세대(지금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다.)는 정치-언론-법조-문화-비즈니스를 통틀은 막강한 구조체(콤플렉스)를 형성하고 있다. 완벽한 승리자다. 이 승리가 바로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의 승리이며, 박근혜 탄핵 승리이다. 
그러나 달도 차면 기운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 전대협 세대는 지금, 2017년 4월 초, 완벽한 승리를 거둔 것처럼 보이지만 평양이 멸망하는 순간 모든 사정이 180도 바뀐다. 그까짓 대선이 문제가 아니다. 이제껏 한국인의 비전과 드림을 억누르고 왔었던 『깡통진보의 거짓말』이 통째로 주저앉는다. 주저앉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자유통일, 자유민주주의, 세계시장을 지향하는 시민들이(거대한 격변기를 맞아) 서로, 순식간에 네트워킹 된다. 이들을 괴롭혀왔던 고질병 --- 학ㆍ지ㆍ혈ㆍ야(학연, 지연, 혈연, 분야) 격자형 고립구조 --- 을 깨뜨리고 강력한 시민체(citizenry)가 급성장한다. 
꿈 같은 이야기라고? 모든 위대한 변화는 ‘꿈’으로 치부됐었다. 이제 꿈이 이루어질 때가 됐다. 평양 멸망 이후의 토폴로지를 내달릴 새로운 컨셉의 유권자-시민 조직이, 비록 초보적 단계라 할지라도 미리 준비되어 있다는 점이 중요할 뿐이다. 예를 들어 이번 태극기 물결에서 한몫 단단히 해낸 ‘자유통일유권자본부’(www.ubon.kr) 같은 조직!
 
2017년 4월 19일/ 서울구치소에서 뱅모 박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