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시간을 즐겨라
 
 [2015-02-23 오후 4:11:00]

기다림의 시간을 즐겨라 

             경남대학교 평생교육원 행정지원팀장 세광 박승원

! 늘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이제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세상이 우리에게 값진 것을 주려고 마음먹었을 때는 시련과 기다림을 먼저 준다는 것을...(박성철, <삶이 나에게 주는 선물>에서)....

햄버거를 먹으러 갔습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습니다. 긴 기다림 끝에 주문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문을 마치고 나니 또 기다리라며 번호표를 줍니다. 들고 있는 번호표가 울리기를 바라며 긴 시간을 또 기다립니다 

평소 기다리는 걸 싫어합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다면 벌써 다른 데로 발길을 돌렸을 겁니다. 주문 후에도 1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면 아마 먹기를 포기하고 주문을 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이번엔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도 기꺼이 줄을 섰습니다. 1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종업원의 말을 듣고도 기꺼이 주문을 하고 번호표를 들고 기다렸습니다. 기다리지 못하는 내 성격을 아는 아내도 신기한지 나에게 한 마디 건넵니다. “오늘은 잘 기다리네요.” 사실 내가 기다린 것은 햄버거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햄버거를 기다렸다면 벌써 짜증냈을 겁니다. 내가 기다린 것은 햄버거가 아닌 가족이었습니다.

햄버거를 함께 먹으며 웃고 즐기는 가족의 모습이었습니다. 햄버거가 아닌 우리 가족의 단란한 모습을 기다렸기에 그 긴 시간을 기꺼이 기다릴 수 있었던 겁니다. 기다림의 시간을 견디지 못할 때 기다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야 합니다. 눈앞의 햄버거만을 기다리고 있는지, 아니면 행복한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지를. 기다림의 시간이 길다고 짜증을 내고 있다면 분명 기다리는 것이 하찮거나 작기 때문일 겁니다. 얻을 게 있으니 기다립니다. 얻을 게 없다면 기다리지 않습니다. 얻을 게 작다면 기다림의 시간도 짧습니다. 얻을 게 클수록 기다림의 시간도 길어집니다. 

기다림이 없다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불행입니다. 얻을 게 아무것도 없다는 절망입니다. 더 이상 기다릴 것도 없다는 불행입니다. 기다림이 길다는 것은 불행이 아니라 축복입니다. 아직 얻을 게 있다는 희망입니다. 기다릴 것이 무궁무진하다는 축복입니다 

그래서 기다림의 시간은 희망과 축복의 시간입니다. 불평하고 짜증내는 시간이 아니라 마음껏 즐기고 누려야 하는 시간입니다.

기다림이 없다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불행입니다. 얻을 게 아무것도 없다는 절망입니다. 더 이상 기다릴 것도 없다는 불행입니다. 기다림이 길다는 것은 불행이 아니라 축복입니다. 아직 얻을 게 있다는 희망입니다. 기다릴 것이 무궁무진하다는 축복입니다. 그래서 기다림의 시간은 불평하고 짜증내는 시간이 아니라 마음껏 즐기고 누려야 하는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