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는 재기할 수 있을까?
 [이태경의돌직구] 안철수에겐 아직 기회가 있다
 [2014-10-10 오후 12:23:00]

안철수는 재기할 수 있을까?

[이태경의돌직구] 안철수에겐 아직 기회가 있다  

짧은 기간이었고 끝난 것도 아니지만 안철수의 정치역정은 롤러코스트를 연상케할만큼 기복이 심했다. 국민멘토로 불리다 직업정치에 입문한 안철수는 지지율이 비교조차 되지 않던 박원순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흔쾌히 양보하며 찬사와 존경을 한 몸에 받았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에는 당시 무적으로 보이던 박근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정도의 파괴력을 보여주었다. 그 순간이 안철수 정치인생의 정점이었다. 대선 레이스에서 내려온 후 안철수는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의 안철수는 차기 대선 후보지지율에서 고작 6위 수준에 머물 정도다. 

안철수의 정치인생은 이대로 끝나는 것일까? 비록 만신창이가 되긴 했지만 안철수의 정치생명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안철수에게는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상징권력이 있고 세가 크게 줄긴 했지만 열혈지지자들도 남아있다. 무엇보다 안철수 현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안철수 현상은 새로운 정치세력에 의한 새정치, 더 나아가 새로운 대한민국에 대한 시민들의 집합적 열망이었다. 자연인 안철수가 안철수 현상을 수용할 준비만 돼 있었던들 우린 지금 안철수 대통령과 함께 살고 있을 것이다. 

각설하고 안철수가 직업정치인으로서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여부는 전적으로 안철수 본인에게 달려있다. 직업정치인 안철수에게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건 국가란 무엇이며 무엇을 해야하는지, 정치란 무엇이며 무엇을 해야하는지, 정당은 무엇이며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정리다. 자연인 안철수가 안철수 현상을 담는데 실패한 이유, 정치인 안철수의 행보가 지리멸렬해지는 까닭 중 으뜸이 안철수에게 국가, 정치, 정당에 대한 이해부족 탓이기 때문이다. 

국가와 정치와 정당의 관계를 이렇게 요약하면 어떨까? 폭력의 정당한 독점체인 국가를 가치의 권위적 배분을 가능케하는 정치를 통해 정의롭고 유능하고 공정하게 만들어야 한다. 국가가 정의롭고 유능하고 공정하게 바뀌면 시민들의 기본권은 신장되고 시민들의 삶은 행복하고 풍요롭게 된다 

정치는 뜻을 함께하는 동지들과 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 정당이다. 사회의 각종 모순과 균열을 포착해 이를 비폭력적인 방식으로 제도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정당이다 

정당 없이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소리인데, 정당을 만들거나 선택하는 행위는 자신이 대변하는 혹은 대표하는 사람들을 정하는 결단임과 동시에 자신이 정치를 함께 할 사람들을 선택하는 행위이다. 

나는 안철수가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와 정치와 정당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건 직업정치인의 기본이고 예의이다. 국가와 정치와 정당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 안철수가 재기하기는 어렵다.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 | red196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