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자모의 설화 교훈 되새기고 싶다
 저출산의 재앙 age-quake
 [2005-10-17]

귀자모(鬼子母)는 귀신의 왕 반사가의 아내였다. 그녀는 1만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포악한 성격이라 남의 자식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었다. 사람들은 애간장을 태운 나머지 부처님께 호소했다. 그러자 부처님은 귀자모의 막내아들을 그녀가 찾을 수 없는 곳에 숨겨놓았다. 귀자모는 아들을 찾아 미친듯이 헤매다가 마침내 부처님에게 달려와 하소연했다. 이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너는 아들이 1만 명이나 되지 않느냐? 그 가운데서 하나를 잃었다고 그렇게 비탄하느냐, 세상에는 아들이 딱 하나 밖에 없는 어머니도 있는데 너는 그런 아들까지 잡아먹었으니 그 애통함이 오죽 크겠느냐!” 귀자모가 참회의 눈물을 흘리자 부처님은 비로소 아들을 돌려주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세계에서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합계 출산율이 1.16명밖에 안돼 저출산국으로 꼽히던 프랑스나 일본보다도 출산율이 더 낮은 나라가 되었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산아제한 표어를 초등학생들의 가슴팍에 까지 붙이고 다니던 시절 한 코미디언이 ‘한 집 건너 하나 낳기’라는 개그를 들고 나와 쓴웃음을 짓게 했었는데 이제 우리 사회가 그런 형국이 돼 버렸다.

 

인구학자들은 한 나라의 합계출산율이 1.3명보다 낮은 수준에서 3년이상 지속될 때는 사회, 경제, 문화, 정치, 국방 등 많은 분야의 근간을 흔들어놓을 정도로 인구구조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사회를 뿌리 채 뒤흔드는 충격을 가져왔지만 앞으로 인구지진(age-quake)이 일으킬 경제적 피해는 그 강도가 리히터규모 9.0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에이지 퀘이크는 베이비 붐 세대가 은퇴하는 2020년쯤 되리라는데 한국도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멀잖아 그 재앙에 직면해야 할 판이다.


더욱 가공할 일은 우리나라 여성의 연간 임신중절건수가 35만건을 넘고 있는 점이다. 하루평균 1301명이 태어나는데 출산아의 73%에 맞먹는 960명의 목숨은 세상 빛을 못 본 채 꺼져간다니 하늘 무서울 일이다. 모든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귀자모 설화의 교훈을 다시한번 되새기고 싶다.


/불교신문에도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