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재테크의 수단이 될 수 있나 - 결혼축의금, 누구의 몫인가
 “아버님께 결혼식 축의금으로 받은 돈 달라고 해!”
 [2012-04-09 오후 2:05:00]

“아버님께 결혼식 축의금으로 받은 돈 달라고 해!”

이제 막 결혼식을 치른 어느 신부가 신랑에게 던지는 말이다. 결혼축의금으로 받은 돈은 누구 것이기에 새 신부는 축의금을 달라고 하는 것인가?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에 의하면, ‘결혼축의금’이란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미풍양속으로 확립되어 온 사회적 관행으로서 혼사가 있을 때 일시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혼주인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목적에서 대부분 그들과 친분 관계에 있는 손님들이 혼주인 부모에게 성의의 표시로 조건없이 무상으로 건네는 금품’이라고 전제한 후 ‘결혼축의금 교부의 주체나 교부의 취지에 비추어 이 중 신랑, 신부인 결혼 당사자와의 친분 관계에 기초하여 결혼 당사자에게 직접 건네진 것이라고 볼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전액 혼주인 부모에게 귀속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서울행정법원 1999.10.1. 선고 99구928 판결).

결국 결혼 축의금은 혼주에게 귀속되는 것이고, 혼주가 신랑신부에게 주면 좋은 것이고 주지 않는다고 하여 달라고 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

요즘 청첩장 내용을 보면 ‘저희 두 사람이 사랑으로 만나 믿음으로 한 길을 가고자 합니다. 아름다운 시작을 위해 가까이서 축복해 주시면 더없는 기쁨이 되겠습니다’와 같은 문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결혼식의 주인공이 신랑 신부고, 청첩장 문구를 고르고 작성하는 당사자가 신랑신부이다 보니 결혼식 초청인(청첩인)이 신랑 신부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청첩장 봉투에 적힌 발신인을 보면 대개 부모의 이름이 적혀 있다. 그렇다면 결혼식 초청인(청첩인)이 신랑 신부의 부모라는 것이 된다. 나중에 받을 인사장은 겉봉투의 발신인과 인사를 하는 사람이 일치한다. 청첩장과 인사장을 보면 결혼식은 혼주인 부모가 자녀인 신랑 신부를 위하여 마련하는 행사이고, 결국 결혼식이라는 행사를 주재하는 사람은 신랑 신부의 부모가 된다.

가사전문변호사인 엄경천변호사(법무법인 가족)는 “결혼식을 신랑 신부가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하객도 신랑 신부의 친구나 지인이 대부분인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도, 결혼식은 그 부모의 경제적인 능력이나 결혼식 행사 자체를 누가 주도적으로 준비하느냐와 관계없이 신랑 신부의 부모가 그 아들 딸을 위하여 주체가 되어 치르는 마지막 행사라고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결혼식 축의금은 신랑 신부의 부모에게 귀속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앞서 본 법원의 판결은 이런 상식을 확인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결국 결혼식 축의금은 신랑 신부의 입장에서 보면 내 돈이 아니다. 결혼을 하면 비록 신랑 신부가 미성년자라 하더라도 성년자로 간주한다. 결혼을 한 진정한 의미의 성인이라면 부모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 내 돈이 아닌 것을 달라고 하는 것은 경제적인 문제이기 이전에 그 부모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 할 것이다.

결혼축의금이 아니라 결혼을 통하여 책임있는 어른이 되는 그 자체가 삶의 재테크 원천이 되어야 할 것이다.

/법무법인 가족 변호사 엄경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