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망치는 선거바람
 
 [2012-04-09 오전 1:06:00]

선거 망치는 선거바람

▲ 장정임

김해여성복지회관장

국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민의를 대변하여 법을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국회의원은 가장 민의를 잘 대변할 사람, 좋은 법을 만들 수 있는 자질을 가진 사람을 뽑아야 한다. 어쩌면 국회의원은 시장과 달라 마을 공약을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닌데 시민이 그것을 원하니 이것저것 헛공약도 많이 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국회의원에게 필요한 것은 법에 대한 지식이 아니라 민의를 대변할 수 있는 자질이다. 그 자질이야 말로 사람을 사랑하고 정직하고 진실하며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근면함, 지역과 국가를 발전시키려는 열정과 사명을 가진 품성이다. 지식이야 공부하면 된다. 생각만 바르면 좋은 보좌관을 영입하여 얼마든지 좋은 법을 만들 수 있지만 서민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일은 하루아침에 마음먹는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다양한 경험과 약자에 대한 깊은 감수성을 가진 자라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를 뽑아야 하는지는 그 후보가 걸어온 길을 보면 안다. 높은 자리 높은 학력 많은 재산은 오히려 그의 삶을 의심하게 한다. 많이 나누고 자신의 이익을 줄였다면 그처럼 엄청난 재산을 모을 수가 없었을 것이고 공부만 많이 해서 그 자리에 올랐다면 전문성은 있으나 공동체 경험이나 희생적인 정신이 부족한 점도 있지 않나 살펴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생업에 바쁜 일반 서민이 언제 그 사람이 무엇을 하고 살아왔는지 살필 여유나 지성이 있단 말인가? 그 일을 언론이 해야 하지만 언론도 사이비 기자가 판치니 제 역할을 못하는 편이다. 그래서 기껏 변별한다는 것이 누가 더 외모가 잘생기고 누가 더 붙임성이 있고 누가 좀 더 나하고 지연 학연이 닿아 있느냐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큰 몫을 하는 동창회 동문회 향우회는 그 사람의 자질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단체인데도 등잔 밑이 어두는 경우가 많아 선거에 크게 이바지 하는 바가 적다. 오히려 학교의 명에를 그르치는 사람을 민다고 야단인 경우가 더 많은 것은 불행한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선거 때마다 바람이 부는 대로 몰려가고 몰려다닌다. 그것이 선거 바람이다. 선거바람은 그야말로 바람이다. 자연의 바람에 누군가 조작한 강풍이 뒤섞여 교묘한 결과가 나타난다. 민심이 천심이 아니라 누가 미디어나 소셜네트워크를 장악하고 이용하느냐에 따라 바람의 색이 달라진다. 더구나 나이 바람까지 부니 나이 든 어른들보다 청년들이 여론을 움직이는 세상이다.

그런데 정책대결 때문에 그런 바람이 불면 얼마나 좋겠냐? 그저 맹목적인 선정 선동의 결과로 누가 더 영악한 선거 전략을 가졌느냐에 따라 사림들은 너무도 쉽고 가볍게 흔들거린다. 줏대나 사상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것처럼 말이다. 모 후보 부인이 목욕탕에 와서 떼를 밀어 주었다고 착하다고 바람이 동네 바람이 불고 갑자기 이곳저곳에서 어느 후보를 죽이려 폭로를 시작하면 그 폭로에 흔들리며 바람에 풀처럼 휩쓸린다.

후보 검증은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묻지 마 폭로처럼 비양심적인 일은 자제해야 한다. 만약 의도가 좋았다면 평소에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생각을 알려면 그가 걸어온 길을 보면 안다. 자기를 버리고 공익을 위해 희생해본 적이 없이 높은 자리만 누린 사람이라면 그가 과연 서민을 위해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면서 까지 투쟁하고 노력해 줄까? 모두가 그렇고 그런 것 같아도 깨끗한 마음으로 생각해보면 보다 나은 후보가 보일 것이다.

정당의 변별성도 없어진 터에 올바른 사람을 찾아 나의 민의를 대신하게 하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그야말로 국가와 지역에 대한 꿈과 비전을 가지고 봉사하러 나온 진정한 사람을 찾아 그를 격려하고 사랑하여 던지는 한 표 , 그에게 우리 지역의 미래를 맡기려면 우리의 한 표는 얼마나 귀중하게 행사되어야 할 것인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현명한 유권자는 그야말로 선거 바람 속에서도 꼿꼿하게 자신을 지탱하여 바른 생각으로 투표하는 사람이다. 선거바람에 그저 대책 없이 휩쓸리는 사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