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제2의 후쿠시마가 되어 봐야 하는가?
 
 [2012-03-23 오후 4:17:00]

정녕 제2의 후쿠시마가 되어 봐야 하는가?

지난 3월 18일자 (263호) 15면에 실린 “핵 마피아의 정보독점과 은폐, 그 꼼수를 밝히자”의 [독자의 편지]의 시의적절하고 중요한 글을 잘 읽었다. 창원시의회에서는 본의원이 발의한 〈고리원전 1호기 즉각 폐기와 원전확대정책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의결된 바 있다. 이 결의안의 건의처는 대통령, 국회의장, 국무총리, 행정안전부장관,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지식경제부장관, 경상남도지사, 창원시장, 한국수력원자력(주)사장 등이다. 오는 23일부터 24일까지 합천에서는 ‘2012 합천비핵평화대회’가 열리고, 다음달 26일에서 27일에는 ‘핵 안보 정상회의 2012’가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 김종대창원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 

지난 해 3월 11일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폭발사고가 1주년 지났지만, 사고 수습은커녕 지금도 원전 4호기의 사용 후 핵연료 저장소가 붕괴위험에 처해 있고, 2호기 온도가 안정선인 80도를 상회하는 100-300도에 이르는 등 원전 사고는 현재 진행형이다.

원전 폭발로 발생한 방사능 오염으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 주변지역 반경 20Km가 사람이 살 수 없는 출입 금지지역이 되었고, 현재 후쿠시마에서는 15만여 명이 난민으로 되어 흩어져 살고 있다. 지난 40여 년간 수도권 도쿄전력공급을 위해 희생당해온 후쿠시마 주민들은 방사능 재앙으로 인한 피폭뿐만 아니라 일본 사회에서 따돌림 받는 등 후쿠시마현 2백만 주민들이 깊은 고통을 겪고 있다.

후쿠시마현의 문제뿐 아니라 일본전역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검출되었으며, 쌀, 수산물, 분유, 과자, 비타민, 사탕에 이르기까지 원전의 수많은 식품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일본 국민의 80% 이상이 탈원전 정책을 지지하고 있는 가운데 사고와 안전점검 때문에 일본의 전체 54기 원전 중 3기만 가동되고 있지만 대규모 정전이나 사회적 혼란 없이 일본사회가 유지되고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벨기에, 프랑스, 대만, 중국 등이 운전의 단계적 폐기, 신규 원전 도입결정 폐기. 신규 원전 건설 중단 등 탈원전으로 전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은 사고 직후 가동 중인 17기 원전 중 8기를 폐기하고 9기 원전을 가동 중이나 2022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기로 결정, 전체 전력의 23%를 차지하는 원자력 발전소의 절반에 해당하는 원전을 폐기했지만 전력공급이나. 이산화탄소 저감 정책에 전혀 영향이 없다.

오히려 재생 가능한 에너지 정책의 확대로 세계 자연에너지 시장을 선도하여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수명이 다한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기하면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 비중과 에너지 효율을 높여간다면 우리나라도 탈원전은 물론이고 자연에너지 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독일과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원자력 발전의 단계적 폐기는 전력공급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오히려 원자력을 넘어서는 자연에너지 산업의 발전은 물론 에너지 절약 및 효율 제고를 통해 탈원전 사회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부산시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원전 1호기의 경우 설계 가동수명(30년)이 지난 2007년 6월 18일로 끝나 폐로절차를 밟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편법으로 10년간 수명을 연장해 가동 중이다.

이번에 12분간 전원 공급이 끊겼을 당시 가동되지 않았던 비상디젤발전기의 문제도 결국은 발전 설비가 노후할 것에 기인하여 78년 첫 가동 때부터 2011년 까지 발전기자체 설비고장으로 불시 정지건수가 108건이나 되는 고리원전 1호기는 한국 원전의 가고고장에서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고리1호기는 해발 5.5m이고 호안 방호벽은 7.5m에 불과해 해상의 해일이 무방비 상태에다.

고리 1호기의 가동수명연장 결정은 온갖 편법으로 진행되었는데, 과학기술부는 원자력법을 개정해 수명 연장의 근거를 마련했고, 시행령 부칙으로 고리1호기만 신청기간에 예외를 두었다. 또한 국민의 안전을 우선시해야 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고리1호기 원자로가 수명을 다해 파괴검사에서 불합격되자 비파괴검사로 수명연장을 승인해 줬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도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참사인데도 고리1호기의 수명연장 과정도 이와 똑같은 길을 걷고 있다. 이 지역은 원전이 밀집되어 있어 한곳의 원전 사고가 인근 원전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소위 ‘악마의 연쇄반응’으로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고리원전 1호기 사고 시 30km 이내 거주하는 322만 명은 일시에 긴급히 대피해야 할 것이고, 그들이 모두 어디로 어떻게 대피할 것인가? 영남지역 전체가 전쟁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은 지나친 비약일까?

후쿠시마 사고에서 보듯이 수명 연장한 노후 원전의 가동이 사고를 더 키웠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탈원전, 자연에너지로의 전환과 함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시급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은 노후 된 원전을 폐로 하는 것이다.

고리1호기가 생산한 전기는 전체 발전량의 1%에 불과하고, 2010년 겨울은 전력난에도 불구하고 11%의 전기가 남았고, 남은 전기를 저장하지도 못하면서 전기를 계속 생산하는 노후 원전 고리 1호기를 위험을 무릅쓰고 계속 가동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정부와 원자력관련기관에서는 가장 위험성이 많은 고리원자력 발전소 1호기를 즉각 폐기하고 신규로 원전 건설계획과 가동수명이 다한 원전들의 가동수명연장을 백지화해야 할 것이다.

또 원자력 관련한 법의 실질적인 개정과 핵산업계의 감시와 투명한 관리운영을 위해 지역시민 전문가들과 NGO단체와 지방의회 등의 참여와 정보를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

에너지산업정책도 다소비구조에서 에너지절약정책으로 전환하고 신 재생 및 대체에너지 개발을 서둘러야 하며,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원전 사고의 예방과 주빈대피 계획 등 종합적인 안전대책을 조속히 수립하고 그 내용을 철저히 공개하여 국민들로부터 불안감을 해소하고 이해를 돕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