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성공을 위하여
 
 [2005-04-18]

 절반의 성공을 위하여

 

지난 50년 간 우리나라 여성의 지위는 많은 발전을 해왔다. 지난 2001년에는 여성부가 신설되고 그동안 각 부처에 분산되어 있던 여성관련 업무를 총괄하여, 명실상부한 여성관련정책부서로 위상과 조직을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여성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호주제 폐지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러한 변화만을 본다면, 우리나라에도 드디어 여성의 시대가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한 어느 생물학자는 21세기는 감성이 지배하는 세기로, 여성이 지배하는 세기가 될 것이라는 예견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로 돌아와 보면, 아직도 우리나라 여성의 지위는 그다지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여성에 대한 차별은 태아 때부터 시작되고 있으며, 아직도 세계 최고의 남아출산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또한 남녀고용평등법이 엄연히 발효 중인데도 경제위기나 구조조정에서 가장 먼저 쫓겨나는 사람들은 여성이며, 취업에 있어서도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는 ‘해고는 먼저, 고용은 마지막에(fire first, hire last)’라는 원칙이 노동시장에서 여성에게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리고 2000년 UNDP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여성권한척도 순위가 조사대상 70개국 중 63위에 머물렀다고 한다. 그래서 여성계에서는 ‘아직도 여성은 자궁에서 무덤까지(from womb to tomb) 차별을 받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현재 우리나라 여성의 지위는 다른 부문의 발전수준에 비추어 볼 때 열악한 상황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여성의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외형적인 제도는 만들어져 가고 있으나 아직 이를 채울 내용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여성의 지위향상은 양성평등이라는 큰 틀 내에서 인식변화와 함께 내실을 채우는 쪽으로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따라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양성평등이라는 원칙 하에서 성차별을 초래하거나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각종 법령과 자치법규의 규정을 찾아내어 고쳐나가는 작업을 계속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여성노동에 있어서는 현재 30%의 여성의무고용할당제를 철저히 시행하고, 이를 정부와 공공부문부터 솔선수범하여야 할 것이다.

 

 고용할당제는 일종의 긍정적 차별(affirmative discrimination)로써, 지역, 계층, 인종, 집단 사이에 격차가 있을 때 고용기회를 확대하기 위하여 시행하는 정책수단이다. 여성노동문제에 있어서 고용할당제는 북유럽을 비롯한 서구에서 이미 상당한 정책적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다. 

 

이와 함께 저소득 여성가장, 저소득 여성노인, 저소득 여성장애인 등 취약계층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복지정책이 필요하다. 취약계층은 남녀를 불문하고 이들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나, 취약계층 여성은 이들이 여성이기 때문에 더욱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양성평등의 노력은 결국 우리나라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인력을 사회화하여 우리 사회 전체가 한 단계 높이 발전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마치 하늘을 나는 새도 두 날개로 날고, 땅을 구르는 수레도 두 바퀴로 구르듯이.......

 

지방정치시대

참신한 여성의 역할을 기대한다

 

이  성  기

인제대학교 교수

사회복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