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 부정한 "저는 MC몽"
 
 [2010-10-25 오후 9:12:00]

저널리즘 부정한 "저는 MC몽"
""저는 MC몽, 손가락 자른 사람은…" 동아일보 권순택 논설위원 '상상 직접화법' 논란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색다른 칼럼작성법으로 독자들을 당혹시켰다. 과거 다른 신문사에서 상상력을 발휘하여 미래의 문제에 현실적 인신공격적 화법으로 비판 대상을 마음껏 요리한 적이 있어 사회적 논란을 가져온 적이 있다. 이번에 동아일보 권순택 논설위원이 시도한 칼럼작성법은 이와 또 다른 차원에서 사회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2010년 10월 21일자 “손가락 자른 사람도 도지사 하는데…왜 몽만 갖고 그래!”라는 제목의 칼럼(신문에는 ‘MC몽의 항변’이란 제목)은 "저는 가수 MC몽입니다. ‘너에게 쓴 편지’ ‘아이스크림’ ‘180도’ 같은 히트곡도 있지만 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 때문에 저를 아는 분이 더 많을 겁니다..."라고 시작했다.

   
  ▲ 동아일보 10월21일자 38면

이 칼럼의 마지막은 “...‘반성하지않고 무슨 항변이냐’고 나무랄 분들도 많겠지만 제 항변이 공정한 사회를 위한 논의의 소재가 되기를 바랍니다”로 맺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권위원이 작성하면서 철저하게 마치 ‘MC몽’이 작성한 것처럼 내용과 형식을 맞췄다.

글 중간 중간에도 "오늘 제가 항변하고 싶은 것은 병역 문제에 관한 우리 사회의 이율배반(二律背反)과 연예인에게 특별히 가혹한 도덕성 기준...“운운하며 MC몽이 직접 작성했을 것으로 착각하게 하는 표현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미디어 오늘은 동아닷컴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종이신문 칼럼이고 들어와서 보면 충분히 MC몽이 직접 쓴 게 아님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했다. 우선 이 칼럼은 최소한 세가지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첫째 저널리즘의 원칙을 부정하고 있다.

저널리즘 제1의 원칙은 독자나 시청자들의 혼란, 오해, 왜곡을 초래할 수 있는 표현은 가급적 피하고 공정, 정확하게 작성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용어 하나하나도 정확하게 선택하도록 강조하고 있다. 용어나 표현에 있어 ‘맞을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을 경우 저널리즘에서는 그 문장 자체를 포기하도록’ 지도한다.

문제의 동아일보 칼럼은 이런 원칙을 무시하고 MC몽이나 MC몽 대변인이 쓴 것처럼 의도적으로 착각을 유도한 상업주의 글쓰기라고 의심받을 만 하다. 아무리 상업주의가 전세계 언론을 흔들어도 여전히 신뢰받고 사랑받는 언론사는 저널리즘의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법이다.

두 번째 독자나 당사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

그 흔한 편집자주를 통해 ‘MC몽의 입장에서 작성해본 칼럼’ 등으로 독자를 배려한 설명을 붙일 수도 있지만 어디에도 그런 흔적은 없었다. 첫 시작부터 아예 ‘저는 MC몽입니다’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중간에도 ‘제가 항변하고 싶은 것은...’ 등으로 철저하게 1인칭 화법으로 MC몽을 사칭하고 있다. 혼란스러워할 독자에 대한 배려, 염려는 찾을 수 없었다.

   
  ▲ 가수 MC몽(본명 신동현)  

 

더구나 MC몽의 입장에서도 그동안 반복된 거짓말 논란으로 언론의 노출을 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칼럼이 얼마나 곤혹스럽고 여론을 악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

당사자나 독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오만한 칼럼은 신문사의 신뢰와 권위, 지지를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저널리즘의 원칙 가운데 당사자에 대한 배려는 선택이 아닌 필수 준칙사항으로 교육받고 있다. 과거 신뢰받던 동아가 오늘날 왜 이렇게 초라한 신문으로 전락했는지 이런 칼럼이 부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세 번째 실정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

MC몽 당사자의 사전 동의를 받고 내용에 대해서도 그가 동의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러나 현재 대중매체 노출을 꺼리며 검찰 기소후 법원 출두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그가 권 위원과 만나 이런 식의 항변칼럼을 부탁했을 것 같지는 않다.

세 번째 실정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

MC몽 당사자의 사전 동의를 받고 내용에 대해서도 그가 동의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러나 현재 대중매체 노출을 꺼리며 검찰 기소후 법원 출두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그가 권 위원과 만나 이런 식의 항변칼럼을 부탁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본인의 의사에 반하거나 무관하게 병역부조리, 비리에 대해 권 위원이 사전허가없이 MC몽의 이름을 도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내용에서도 MC몽이 동의하거나 항변하고자 한 내용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  

 

곤궁에 처한 피의자 신분의 MC몽이 택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되긴 했지만 자신의 이름을 함부로 도용, 악용당하지 않을 성명권 보호는 존중돼야 한다. 명예훼손 여부는 그 다음 차원에서 논의될 문제다.

방송 진출을 꿈꾸는 동아일보는 집중도가 높은 이런 기명칼럼에서도 저널리즘의 원칙을 존중하고 있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선진국에는 자랑하고 신뢰하는 매체가 존재하지만 그렇지 못한 곳에는 국민위에 군림하는 정치미디어가 횡행하는 법이다. 매체환경이 다변화 될수록 저널리즘 원칙의 가치는 더욱 존중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