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 의해 운명이 바뀐 한 남자의 이야기인 동시에, 전쟁이야기이며, 그 한 남자가 지금의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그린 영화다.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인류 최악의 전쟁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개발해 낸 난공불락의 암호체계 ‘이니그마’를 해독해 낸 ‘튜링머신’의 개발자 앨런 튜링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다.

수학천재였던 앨런 튜링은 도저히 해독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이니그마’의 암호를 해독해 내 연합군이 독일군에게 승리할 수 있도록 이끈 장본인이지만 동성연애자라는 이유로 화학적 거세를 당한 후 자살을 택한 비운의 과학자이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세계 최초의 컴퓨터는 미국의 ‘애니악’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 최초의 컴퓨터는 앨런 튜링의 ‘튜링머신’. 애니악보다 2년이나 앞서 개발되었다.

앨런은 컴퓨터의 아버지로서 세계 최초의 해커, 인공 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개념을 생각해 낸 사람이기도 하다.

이러한 앨런 튜링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이미테이션이란 인간의 사고를 모방한 컴퓨터를 일컫고 있다.

앨런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차이점을 알아내고자 실험으로 '튜링 테스트'라는 실험을 한다.

실험자는 피 실험자와 인공지능을 가지고 있는 컴퓨터에게 질문을 하게 되는데, 이때 모든 대화는 디지털로 이뤄지고 이 상황에서 실험자가 컴퓨터와 인간 피 실험자중 누가 컴퓨터이고 인간인지 알아내지 못할 때 그 인공지능은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게 된다. 이 부분을 '이미테이션 게임 (모방 게임)'이라고 하는데, 인공지능이 인간을 모방해서 인간처럼 될 때 인공'지능'으로 거듭난다는 이야기다.

불운했던 앨런 튜링 역에는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열연했다. 그의 심도 높은 연기가 영화 속으로 관중을 끌어 당겨 몰입시킨다. 외모는 그닥 닮지 않았지만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모습은 앨런 튜링 그 자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내성적이고 사회성이 아주 부족했던 천재 수학자가 유일하게 자신과 가까웠던 친한 친구의 죽음 이후, 친구의 지능을 컴퓨터로 옮기려는 모습이나, 고집불통 혼자서만 일하려고 하는 앨런에게 다가와 마음을 열게 한 키이라 나이틀리와의 관계까지, 배우들의 호연이 영화를 살린다.

이렇듯 튜링이 가지고 있는 고독과 인간으로써 혼란스러운 정체성은 오로지 베네딕트 컴버배치에 의해 완성된다. 거만한 천재, 순진한 학자, 단호한 리더, 그리고 갈등하는 인간의 모습 등, 튜링이 가지고 있는 여러 얼굴들이 베네딕트 컴버배치에 의해 절묘하게 표현되었다.

또한 전쟁의 잔혹함을 느낄 수 있는 전방의 모습보다는 후방에서 펼쳐지는 정보전이 아주 볼만하다. 또한 복잡한 정치적인 문제와 국가와 국가 간의 문제, 전체를 보기위해 조그마한 것을 보지 않는 단호함과 냉정함 등 아주 흥미진진하다. 2월17일 개봉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