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로 얼룩진 노래비를 보며
 -예술은 예술로서만 봐야-
 [2013-04-02 오후 2:28:00]
 
 

 국민 전체가 애창하는 노래까지 부정하는 것은 문제
당국자와 관련단체는 신속히 지혜로운 결단을 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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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고 포근하기로 이름난 미항 마산의 관문인 마산역 광장에 노산(鷺山) 이은상(李殷相)의 노래비 ‘가고파’에 검정 페인트 세례로 얼룩져 있다. 이유야 어떻든 가슴 아프고 눈꼴사납다. 마산의 얼굴에 먹칠한 느낌이다.
망신창이가 된 채로 서있는 노래비 위에는 <3.15가 통곡한다. 이은상 미화석 철거하라>는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다. 현수막 한편에는 ‘한평생 독재부역, 불세출의 기회주의자, 독재자 이승만 5.16 쿠데타의 정당화, 12.12 쿠데타 미화’ 등으로 시비(詩碑) 훼손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본 한 여행객은 우리나라의 폐단인 갈등과 분열을 한눈에 보는 것 같아 안타깝고 우려스럽다며 혀를 내둘렸다.

분명한 것은 예술은 예술로서만 봐 달라는 것이다. 이은상 그는 ‘가고파’를 통해 고향 마산을 예찬했고 향토 마산을 빛낸 한 시대의 대표적인 인물임에 틀림없다. 그의 일부 행보에 허물이 있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평가될 문제이지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애창하는 노래와 가곡까지 부정하고 비난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정치 논리적이거나 사상적 시각의 평가는 시대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지만 문학성이란 그 자체이지 변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검은 페인트로 얼룩진 노래비를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는데 있다. 언제까지 그대로 두고 볼 것인가? 향토의 자랑스러운 상징물로 건립된 시비가 창원 마산의 수치로 전략해서야 되겠는가? 당국자와 관련단체는 하루빨리 지혜로운 결단을 내려야할 것이다. 오로지 대승적인 차원에서 말이다.   

노산(鷺山) 이은상(李殷相)은 누구인가?

이화여자전문학교 교수,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이사 등을 거친 작가이자 사학자인 이은상은 혈조, 테니슨의 사세시, 새타령, 조선의 꽃, 남산에 올라, 황진이의 일생과 예술, 고향생각, 가고파, 성불사의 밤, 등 주옥같은 불후의 명작을 남겼다. 일제치하에서는 조선어학회사건과 사상범으로 두 번이나 투옥되기도 했었다. 결코 이념과 정치적으로 편향성의 인물로 보기에는 무리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정학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