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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해도 싸다”

[2018-10-29 오후 6:20:00]
 
 

▲ 남강/시인.수필가.작가
지금 대한민국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국가안보가 위태위태하고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어쩌면 예고된 수순이다. 친북좌파의 아마추어실험 정치가 빚어낸 결과물이 집권 2년차 문턱을 넘지 못하고 터진 것이다. 문제는 향후 회생의 가망이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김정은 짝사랑은 식을 기미가 안 보이고 민주주의의 양대 축인 시장경제는 여전히 배척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보와 경제가 동시에 허물어지고 있다는 경고음에도 끄덕도 않는 촛불혁명정권이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대북 제재 면제와 남북 경협 등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異見)이 심각하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한국의 '과속(過速)'에 관한 미 행정부 내 '반감(反感)'이 한국에서 느끼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고 29일 조선일보가 전했다.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미국은 공개적으론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노력을 지지하는 듯하지만, 미 정부 관계자들과 얘기해보면 상당수가 그의 대북 정책에 매우 우려하거나 심지어 분노하고 있다"고 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한반도 분석관 출신인 그는 "워싱턴에선 문 대통령에게 수차례 남북 관계에서 '속도를 늦추라'는 상당히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한·미 공조는 굳건하다'고 하지만 미 정부의 속내는 다르다는 것이다. 한미혈맹의 균열조짐이 위험수위라는 얘기다. 

펜앤드마이크의 보도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군사분야 이행합의서’를 국회의 동의절차 없이 비준했는데 이 합의서는 북한의 핵위협을 그대로 둔 채 대한민국이 스스로 '무장해제'를 하는 것에 가깝다는 분석이 잇따른다고 했다.

합의 조항 중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군사분계선(MDL) 일대 비행금지구역 설정이다. 남북은 이 합의서를 통해 비행 기종별로 MDL을 기준해 10km~40km에 달하는 비행금지구역을 새로 설정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절대적 우위에 있는 한미 연합군의 정찰·감시 활동을 제약해 수도권 방어태세에 구멍을 만든다고 지적한다. MDL 주변 비행을 금지하면 수도권을 위협하는 장사정포의 도발 징후를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강하구 공동이용도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강하구 약 70㎞ 구간에서 남북 민간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 수역에서 골재(모래) 채취, 관광·휴양, 생태 보전 등을 추진한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군이 민간으로 위장한 침투를 막을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합의서는 북방한계선(NLL)을 해상 적대행위 중지 ‘지역’으로 설정하여 교묘하게 무력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경제 역시 성장엔진이 차갑게 식어가며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온다는 것이 현실진단이다. 올해와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정부와 국내외 주요기관 모두가 2%대로 낮췄고 성장률은 갈수록 더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일자리 격감, 투자위축, 자영업붕괴, 중소·중견 기업 및 대기업의 경영난, 국가채무 및 가계채무 급증, 주가폭락 등 경제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한국경제의 성장률 전망 둔화는 최근 국내외 주요 기관들 사이에서 공식화됐다. IMF는 10월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0%에서 2.8%로 0.2%포인트(p) 낮췄고 내년 전망치도 2.9%에서 2.6%로 낮췄다. 한국은행도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년만에 최저치인 2.7%로 하향했는데, 문제는 이 수치도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위험신호가 경제 전반에 걸쳐 팽배하다.

3분기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은 각각 76%, 66.7% 격감했다. 조선산업이 적자를 지속하며 퇴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조업 일자리의 12%, 수출액의 13%가량(2016년 기준)을 차지하는 자동차산업마저도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또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에 폐업 신고를 한 개인·법인사업자는 90만8076명에 달했다. 업계에선 "올해 폐업하는 사업자는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업자 폐업이 한 해 100만명을 넘기면 역대 최대를 기록하게 된다. 이들의 95% 이상은 음식점과 주점, 카페, 치킨집, 소매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다.

올해 1∼9월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 수는 월평균 597만8천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만9천명(1.8%) 적었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의 1∼9월 평균 취업자 수는 2013년 563만6천명, 2014년 591만9천명, 2015년 601만4천명, 2016년 603만2천명, 2017년 608만7천명을 기록하는 등 4년 연속 증가하다 올해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며 실업률은 치솟고 있다. 3분기 월평균 실업자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만2000명 늘어난 106만5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3분기 기준으로 외환위기 여파가 있던 1999년 133만2000명의 실업자를 기록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100만 명을 넘어선 것도 19년 만에 처음이다.

미래세대가 짊어져야할 나랏빚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임기 말인 2021년 국가채무(중앙, 지방정부) 규모는 900조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도 올 8월 재정전망을 하면서 차기 정부 첫해인 2022년에 국가채무가 900조 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현 정부 임기 내 900조 원 선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황이다. 남측 대통령의 한계(?)다. 이른바 남북 평화 쇼로 연명하는 희한한 현상이다. 국제사회에서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은 데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미국·일본은 원자력발전소를 서둘러 확장하고 있는데도 ‘탈원전’으로 세계추세를 역행하며 자연훼손과 함께 146조원의 전력비용증가를 자초하고 있다. 이 같은 제반 불안요인은 오늘(29일) 코스피지수가 1996.05로 마감되면서 2000선 붕괴로 나타났다. 박근혜 대통령탄핵이 진행되던 지난 2016년 12월 7일 1991.89(종가)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지수도 연중 최저점으로 또 내려앉았다. 코스닥은 지난해 8월 14일 이후 최저치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60%안팎의 고공행진이다. 평화 쇼만 벌리면 천정부지로 솟구친다. 급격한 최저임금인상과 근로시간단축의 폐해를 몸소 겪으면서도 공허한 소득주도성장과 공짜심리에 찌든 민심이다. 집권당이 50년 장기집권을 공언하는 것도 이래서다. 혈맹을 멀리하고 건국과 부국의 역사마저 부정하는 배신의 정치에 눈감은 국민들…,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는 프랑스 정치학자 알렉시스 토크빌의 명언이 새삼스럽다. 우리 국민의 수준이 “당해도 싸다”할 정도밖에 안되는가.


 

여성신문(womeni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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