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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함양에 다녀오다
꽃무릇 구경은 이번 주말이 가장 좋을 듯
[2014-09-17 오전 8:43:00]
 
 

 ▲ 남강/시인.수필가
필자는 어제 함양에 다녀왔다. 숲속의 붉은 꽃 ‘꽃무릇’에 취해보고 싶어서다. 인간에게 있어 꽃은 영원한 안식이자 사랑과 평화다. 사랑을 고백할 때나 여느 행사를 축하할 때면 빠지지 않은 것이 꽃이다. 영면(永眠)의 안식을 기원할 때도 꽃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만큼 꽃이란 사람과 떼어놓을 수 없는 영원한 동반자다. 언제나 기쁨과 희망과 위안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16일 함양읍 내에 위치한 상림공원에 들어서자 울창한 솔숲 아래에 붉은 꽃이 피를 토하듯 만개했다.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상림공원은 천연기념물 154호로 ‘천년의 숲’이라는 이름에 걸맞다. 앞 다투듯 피어오른 꽃무릇의 매력은 선홍빛깔에 있기도 하지만 기이한 꽃잎이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상림공원 숲은 신라시대 고운 최치원 선생이 조성한 것으로 알려져 그 역사적 배경도 큰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뭐라 해도 이 숲의 혼은 단연 꽃무릇이다.

더욱 인상적인 것은 ‘슬픈 추억’이란 꽃말이다. 꽃이 피어있을 때는 잎을 보지 못하고 잎이 피어났을 때는 그 꽃을 볼 수 없어 서로 그리워만 한다고 해서 상사화(相思花)라고도 한다. 일명 석산(石蒜=돌 마늘선)이라는 이름까지 가진 꽃무릇은 문자 그대로 꽃대에서 붉은 꽃이 산형(繖形)화서로 핀다. 식물도감을 보면 꽃무릇은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높이는 30~50cm이며, 잎은 꽃이 진 뒤에 무더기로 나고 넓은 선 모양이라고 설명한다. 9~10월에 핀다고 되어 있지만 함양 꽃무릇의 만개 시기는 9월 초순에서 말까지가 아닌가 싶다.    
 
꽃무릇 구경은 이번 주말이 가장 좋을 듯,
이밖에 연꽃 밭 속의 갖가지 수중 식물과 형형색색의 도도한 수련(睡蓮)도 발길을 붙들고 숨을 멎게 한다. 해바라기 꽃 단지 한복판에 세워진 조롱박 터널도 시선을 끌기에 모자람이 없다. 조화로운 함양의 몸치장은 꽃무릇 만큼이나 붉은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인상적이다. 아무튼 함양은 볼거리 먹을거리로 우리 고장의 명소 그 자체다. 

  

   꽃무릇
                    
  
활화산의 시뻘건 꽃불이여
   불의 신보다 더 강렬하고 영롱한 꽃무릇이여
   이글거리는 열정을 주체할 수 없어
   끝내 풀무질로 꽃잎 휘날리는가 
   송이마다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접근을 경계하는 꽃무릇이여
   그 뾰족한 이빨마저도 아름다운 꽃이여
   빨강 아주 빨강 물감에 몸 담근 선홍빛 꽃술이여 
   내 차디찬 뺨에 그 불타는 꽃술로 입맞춤 해 주렴
 

   너의 그 붉디붉은 성스러운 핏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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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박.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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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꽃무릇을 찍고 있는 여인, 검붉은 꽃무릇 송이, 꽃무릇의 초록색 줄기, 조롱박을 들고 있는 관광객, 연분홍 수련. <위로부터>

여성신문(womeni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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