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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으로부터의 소식

[2018-01-16 오후 8:29:00]
 
 
 

 

 자유의 파수꾼 김동길선생님

 

'봄의 소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영하의 날씨가 오래 계속 되면 우선 노인들의 삶이 위협을 받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겨울이 되면 봄이 어찌 멀었으리오"라고 노래를 부르며 날씨가 좋아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한 노인이 '천국으로부터의 소식'을 들었다면 그것은 여러분이 관심 있게 들어야 할 소식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오래오래 살긴 했지만 주변에서 통풍(gaut)이라는 병을 앓은 사람을 만나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가 학생 시절에 배우기는 영국의 유명한 시인 '바이런' 이 젊어서 통풍에 시달렸다는 말은 들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 병은 미식가의 병이라는 말이 나돌게 되었고 우리도 그렇게 믿고 있었습니다.


물론 1950년대 아무도 일찍이 앓아본 적이 없는 대상포진(shingles)이라는 희귀한 병이 새로 등장하여 이화대학의 총장이시던 김활란 박사께서 심한 고통을 겪는 모습을 보고 매우 그 병이 고약한 병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산업화되기 이전의 조국 땅에서는 대상포진을 앓는 사람들을 볼 수가 없었는데 근래에는 매우 흔해져서 젊은 사람들도 그 고통을 호소합니다.


장안에서 좋다는 유명한 병원 특실에 누워 침상보에서 내려다보이는 나의 묘하게 망가진 발가락을 바라보며 마음대로 화장실에도 가지 못하고 누워만 있는 한 노인의 탄식 소리가 들립니까? 나는 내 눈 앞에 있는 시들고 변하고 볼품없는 발가락 열개를 들여다보며 이 발가락들 사이로 하늘의 소식이 들려오는 것 같은 느낌을 가졌습니다.

 

해는 지고 저녁별 반짝이는데 날 부르는 맑은 음성 들려오누나 나 바다 향해 머나먼 길 떠날 적에는 속세의 신음소리 없길 바라네 나는 오늘도 인생의 지극한 고통에 직면하여 그쪽 나라에서 들려오는 날 부르는 맑은 음성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김동길/
kimdonggill.com

여성신문(womeni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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