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우/소설가․칼럼니스트
사기史記라는 불후의 명작을 남긴 사마천은 ‘天道是也非也!’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었다.
이 말은 ‘대저 하늘에 정의가 있기는 있느냐?’라는 말인데, 인간은 인간의 힘으로 억울함을 풀 수가 없을 때 하늘을 우러러 한탄하곤 했다. 사마천! 얼마나 기구한 인물인지 책깨나 읽은 사람은 모르는 이가 없다.
대륙 역사상 가장 강력한 왕권을 자랑했던 한무제漢武帝를 보필하던 충신이었지만, 강직한 성품 탓에 무제의 미움을 사 남성의 상징을 거세당하는 치욕을 안고 살았다.
흔히 사람들은 흉노를 토벌하러 갔다가 흉노에 투항한 이릉장군을 옹호하다 변을 당했다고 아는데,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다.
사마천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직언을 서슴지 않는 성격 탓에 평소 무제의 눈밖에 나있었다. 그러던 차에 걸려든 것이다. 그때 진심으로 사마천을 변호해주는 신하가 아무도 없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무제가 하고많은 형벌 중에 남성을 거세하는 형벌을 가했다면 말 다한 것 아닌가!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모여들지 않는다고 할까! 하지만 이는 무제의 실수였다. 사마천은 죽음 보다 더한 치욕을 안고 자결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서 삶을 택한다.
그리고 무제에게 멋진 복수를 하기로 결심한다. 신분도 태사령에서 환관으로 바뀌지만, 이 말도 안 되는 치욕을 감수한다. 그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역사서를 남기리라! 그리하여 탄생한 것이 사기다! 동․서양역사가가 다 매달려도 만들 수 없는 책이 바로 사기이다.
사기에는 우리나라역사책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는 우리민족의 고대사가 숨어 있다. 올해는 1895년 8월 20일(양력 10월 8일) 새벽 일본낭인들에 의해 자행된 명성황후시해사건에 버금가는 국치일이 있었다.
백만 표 차로 이긴 여성대통령이 누군가의 치밀한 각본에 의해 권좌에서 끌어내려져 영어의 몸이 되었다. 우리는 그분이 만신창이가 되는 것을 지켜보며, 발을 동동 굴렀지만 대세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다.
신기한 것은 그분으로부터 혜택을 입은 잘난 사람들은 모두 배신을 거듭했지만, 대신 국밥 한 그릇 못 얻어먹은 민초들이 일어났다.
평소 관광버스라면 경기가 들던 지식인들도 서울행 관광버스에 몸을 싣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 많던 날벼락은 다 어디로 갔는가? 대저 하늘에 정의가 있기는 있는가? 수없이 되 뇌인 말이다.
지금 그분은 죽음보다 더한 치욕을 감수하며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분의 선택을 존중한다. 살아남아야 한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는 상대편이 원하는 반대로 하면 이긴다.
상대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겠는가? 유대인은 수를 셀 수도 없는 이민족의 박해를 받았지만, 꿋꿋이 살아남아 오늘날의 이스라엘을 건국했다.
이제 지식인이 해야 할 일은 그분을 대신해 사기를 쓰는 일이다. 필자도 기꺼이 그 임무를 맡고자 한다! 태블릿PC의 진실을 밝힐 정도의 명석한 머리는 못되지만, 다행이 글 쓰는 임무를 부여받았으니 역사의 진실을 남기고자 한다.
헬렌 켈러가 한말이 있다. 하늘이 출입문마저 막았다고 생각할 때 절망하지 말고, 뒤돌아보라. 거기 다른 문이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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