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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1984

[2017-12-17 오후 5:50:00]
 
 

▲ 신진우 /칼럼니스트.소설가
 “4, 날씨가 쌀쌀하고 화창한 어느 날이었다. 벽시계가 13시를 알리고 있었다.” 영국의 유명 작가 조지 오웰(본명: 에릭 아서 블레어)이 쓴 <1984>라는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이 작품은 1948년에 완성되었고 이듬해에 출간되었다. 영국의 4월은 우리와는 달라서 툭하면 비바람이 몰아치는 아주 험상궂은 달이다. 더구나 서양인들이 꺼려하는 13이라는 숫자가 등장하는 것을 보면 이소설이 결코 로맨틱한 소설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소설은 빅브라더라고 하는 최고 존엄이 지배하는 오세아니아에서 그나마 맑은 정신을 가진 윈스턴 스미스라는 인물이 육체는 물론 정신세계마저 철저히 감시하는 전체주의에 저항하다 끝내는 굴복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작품속의 빅브라더는 모든 것을 통제하고 감시하는 기관이자 유령이다. 언행은 물론 사소한 몸짓이나 남녀 간에 오가는 사랑의 물안개까지 짚어낸다 

빅브라더가 당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글귀가 거리 곳곳에 걸려있다. 텔레스크린이라는 신종 감시카메라가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까지 포착하고 분석해낸다. 사람들은 자칫하면 비밀경찰에 붙잡혀 악명 높은 고문실이나 외딴 수용소에 보내질지 모르는 불안 속에 산다. 그 불안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빅브라더를 숭배한다 

얼핏 보면 강요된 숭배 같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사람들은 실제로 빅브라더를 사랑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가까운 사이라고 여긴다. 나아가 자기가 최고 존엄인 빅브라더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윈스턴은 애인 줄리아와 함께 혁명을 꿈꾸다 비밀경찰에 잡혀 모진 고문을 당한 끝에 완전히 세뇌되어 보통사람보다 몇 배로 빅브라더를 숭배하고 사랑하게 된다 

모진 고문 앞에 한때의 연인은 서로를 배신한다. 고문실에서 풀려난 그들은 우연히 거리에서 마주치지만, 사랑을 회복하지 못하고 돌아선다. 서로의 망가진 모습만 확인한 채. 춘추시대, 지리멸렬하던 오나라를 강대국으로 변모시킨 사람은 정작 오나라 사람이 아닌 초나라에서 망명 온 오자서였다 

내외신망이 두텁고 탁월한 식견을 가졌지만, 직언을 서슴지 않던 오자서를 부담스러워하던 오왕 부차는 간신 백비의 꼬임에 넘어가 오자서를 죽인다.

죽기 전 오자서는 내가 죽으면 내 두 눈을 파내어 동문위에 걸어두라. 내 두 눈으로 오나라가 망하는 것을 지켜보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랬건만 오자서의 시신은 말가죽에 둘둘 말려 강물에 던져졌다. 9년 후 오나라는 월왕 구천에게 무너지고 만다. 오자서는 월왕 구천을 믿어서도 안 되고 살려두어서도 안된다고 누누이 강조했지만, 부차는 구천을 끼고 돌았다 

국제사회에서는 일촉즉발의 한반도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지만, 우리만 태연해하고 있다. 하긴 임진왜란 직전에도, 한국전쟁 발발 하루 직전에도 태연해하던 우리였다.

여성신문(womeni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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