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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잠깐인 것을!

[2016-06-03 오전 10:21:00]
 
 
 

모든 게 잠깐인 것을!

자유의 파수꾼 김동길선생님의 글 입니다.

Adagio(느리게)로 흘러가던 당신의 인생이 언제부터 갑자기 Allegro(빠르게)로 변조가 되면서 Tempo가 빨라졌는가 한 번 생각하여 보세요. 대개는 40부터라고 할 것입니다. 10대는 더 말할 것도 없고 20대 30대는 인생의 여름인지라 그 젊음 때문에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미안한 말이지만, 젊음은 언제나 자기와 함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혀 청년은 마음 놓고 자기의 인생을 즐기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인생의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돌이켜 생각하면 그 청춘조차도 엄청나게 짧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어렸을 때 보낸 세월은 왜 그렇게 길다고 여겨지는 것일까요? 초등학교 시절에는 소풍가는 날을 그렇게 기다렸건만 빨리 오지 않아서 속이 상했습니다. 그렇던 내가 근년에 접어들고 나서는 눈만 한 번 껌뻑해도 1년이 다 지나는 듯 느끼게 되니 무슨 할 말이 있겠습니까!

사람의 나이도 매우 상대적이어서 연세에 대한 느낌도 옛날과는 아주 다릅니다. 우리가 중학교의 학생으로 열다섯 살 쯤 되었을 때 우리에게 역사를 가르치던 일본인 교사가 40대였는데 우리 눈에는 ‘노인’으로 보였습니다. 하기야 그 학교에는 20대의 교사들도 여럿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세월이 화살같이 빠르다는 말도 사실이지만 세월이 상대적이라는 말도 타당합니다.

“사랑의 기쁨은 어느 듯 사라지고, 사랑의 슬픔만 영원히…” 운운하는 유명한 노래가 있습니다. 남녀의 사랑을 예술로 승화시키면 오래 갈 수 있고 영원할 수도 있지만 그 사랑의 주제가 ‘쾌락’이라면 오래 갈 수는 없습니다. 하늘이 남녀 결합에 ‘쾌감’을 주는 것은 그래야만 남녀가 ‘죽자, 살자’하는 사랑에 빠지기 때문입니다.(To fall in love) 그러나 그 쾌감(5분이나 10분, 길어야 15분이라는데)에 뒤따르는 엄청난 좌절감과 책임감을 먼저 알게 하면 도망갈 사내놈들도 적지 않을 겁니다.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남자들이 대부분 결혼한 것을 후회합니다. Tolstoy처럼 노골적으로 시인은 안 하지만!

50억 년의 역사를 가진 태양계가 앞으로 또 50억 년은 이어진다고 가정합시다. 그 때 가서 역사 교과서에 Macedonia의 Alexander 대왕이나 로마의 Caesar나 프랑스의 Napoleon에 관한 기사가 나올 것 같습니까? 그 때에는 그들이 누군지 알 필요조차 없을 겁니다.

아마 50억 년 뒤에는 Dante도 Shakespeare도 Beethoven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이 지구상에 살고 있을 겁니다. Van Gogh나 Picasso를 아느냐고 물으면 “들어본 적도 없다”고 대답할 것이 뻔합니다. 그리고 인간의 평균 수명 78년이나 대통령 임기 5년이 50억 년의 긴 세월에 비하면 ‘순간’(moment)에 지나지 않는 것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여성신문(womeni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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