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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박영선이라면?

[2014-08-15 오후 1:34:00]
 
 

▲ 민영식/본보 객원논설위원
원내대표 겸 국민공감위장(비대위원장)인 박영선 의원이 세월호 툭별법 파동으로 혼비백산이다. 사방에서 파상공격을 해대니 마구 흔들리며 상처뿐인 감투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애처로울 정도다.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된 특별법을 파기하고 재협상하라는 소수 강경파와 유가족 그리고 장외 재야인간들까지 합세하니 박영선의 가녀린 여심(女心)은 여지없이 상처받고 굴복하는 포즈다.

높은 곳의 리더는 비바람을 맞는 외로운 자리일 수밖에 없다. 리더십과 강단, 배포가 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자리다. 숱한 어려움과 곤경을 이겨내고 여의도 대통령을 넘어 나라 지도자로 등극한 박근혜 대통령의 위대함을 실감케 한다. 밑에 있을 땐 되는 말 안 되는 말 무책임하게 내뱉지만 막상 리더 자리에 오르니 그 중압감과 책임감에 눌러 기 한번 제대로 못쓰고 주저앉는 박영선을 보며 역시 큰 정치인 되기엔 한참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지금 우리 정치판을 보면 고만고만한 부류들뿐이지 큰 정치인이 없다. 과거엔 YS와 DJ가 민주팔이 정치인으로 욕도 많이 먹었지만, 그래도 그들은 강력한 리더십과 배포, 카리스마로 당 내외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자기 휘하 당을 굳건히 지켜왔기에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금은 어떤가? YS나 DJ의 자질을 갖추지 못한 스케일이 작은 소인배들뿐이다. 여당 쪽 잠룡이라는 정몽준, 김문수가 그렇고 한창 뜨고 있는 당대표 김무성이 그나마 흡사한 자질을 보이고 있어 향후 주목해만 하다.

야당 쪽은 어떤가? 한마디로 하다. 새민련 분란의 중심인물인 문재인은 지도자의 그릇은커녕 한 인격체로서조차 의문표를 찍게 한다. 들러리만 서다 뒷방신세로 전락한 안철수는 이제 거론의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원내대표에다 국민공감위장 감투까지 쓴 새민련의 사령탑 박영선은 이번 세월호특별법 파동으로 맥없이 좌초됐다. 이를 보면 새민련은 심각한 인물난에 부딪쳤고 기대했던 박영선도 정치리더의 자질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합의된 특별법을 파기하자니 대여 신인도는 말할 것도 없고 국민의 눈총이 따갑기만 하다. 게다가 갈팡질팡 흔들리고 시끄러운 새민련의 국민공감위에 들어오려는 외부인사가 없다보니 오는 20일 출범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아무 것도 되는 게 없는 박영선 체제다. 무력한 박영선의 한계를 여지없이 노출하면서 정치인 개인으로서 위상추락과 상처가 크다. 사정이 이렇다면 승부수를 띠우는 결단이 절실하다.

내가 박영선이라면, 다음과 같이 선언하겠다.

“뭐를 근거로 유가족이 주장하는 수사권과 기소권 요구가 국민여론이라고 단정 짓는가? 좋다. 객관적인 국민여론조사를 해보자. 그 결과 과반수가 반대하면 국민 뜻에 따라 그대로 밀고 나가겠다. 당의 신인도는 대여문제를 넘어 국민에게 불신감만 조성한다. 

국민들 사이에선 유가족만이 국민인가? 유가족이 국가 유공자인가? 하는 불만이 팽배해 있다, 특별법은 유가족만을 위한 귀족법이라며 항의하는 국민 대다수를 무시하면, 당의 앞날은 없다.  여론조사를 실시해서 내 말이 틀렸다는 결론이 나오면, 나는 책임을 지고 당을 떠나겠다.

한편, 이와 연계해서 민생과 경제 살리기 법안을 계속 표류시키면 국민의 공분을 살 것이기에 이는 별개로 조속 처리할 방침임을 분명히 한다."
 
이렇게 초강수를 둬야 흔들리는 당내 지도력을 회복할 수 있고 정치인으로서 그의 당당한 소신에 국민의 박수를 받을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를 발휘한다면 더 큰 정치인으로 도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치인은 결정적일 때, 결기를 갖고 정치생명을 걸 줄 알아야 한다. 우유부단하고 뜨끈 미지근하면 죽도 밥도 안 되는 안철수 짝 나기 십상이다. 곧 사즉생(死卽生)의 각오가 박영선에겐 필요한 시점이다. YS와 DJ를 떠올려보라고 권고하고 싶다.

여성신문(womeni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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