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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우리글을 누가 지키나?

[2014-07-28 오후 12:26:00]
 
 
 

우리말, 우리글을 누가 지키나?

*자유의 파수꾼 김동길교수님의 글 입니다.

 

나라를 지키는 일 못지않게 긴급한 일이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는 일입니다. 말과 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나라는 나라구실을 하기 어렵고 한국인은 한국인 노릇을 하지 못합니다. 말에는 조상의 거룩한 영이 담겨져 있습니다. 요새처럼 ‘쌍소리’ ‘개수작’이 난무하는 때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입만 벌리면 거짓말이 쏟아져 나오는 오늘의 한국인들!

우리의 표준말이 어디 있는 지 알 길이 없습니다. 영국인의 표준어는 BBC의 아나운서가 쓰는 말과 억양이라고 정해져 있다는데 우리의 표준말은 어디에서 누가 쓰는 말이어야 합니까? KBS의 아나운서들이 그 일을 책임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글은 세종대왕께서 친히 만드신 한글입니다. 한글을 바로 쓰도록 국민을 가르칠 책임은 정부에 있습니다. 문교당국은 나라의 어문정책을 총괄하는 곳입니다. 한글이 생기기 전에 조상들이 전적으로 활용하던 중국의 문자인 한문을 나도 존중합니다. 한글과 한문의 관계는 오늘의 영어와 라틴어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오늘도 한시를 2~3수 읊조리지 않고는 못 견딥니다. 이 나라에 정인보와 같은 한학자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고대합니다.

그러나 나는 중국 글을 비롯하여 영어나 불어나 일어가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끼어드는 것을 절대 반대합니다. 아이들에게 다시 한자교육을 시작하였다는 이들의 성의는 이해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절대불가’입니다. 사실은 괄호하고 (絶對不可)라고 쓸 필요도 나는 느끼지 않습니다. 오늘, 한국의 IT산업이 세계의 선두에 선 것은 ‘한문’때문이 아니라 ‘한글’때문입니다.

요새 ‘리명박’ 또는 ‘로무현’을 고집하는 이들이 나와서 한심하다고 느껴집니다. 최현배와 정인보 사이에서 ‘리순신’이냐 ‘이순신’이냐하는 토론은 오래 전에 끝이 났고, 정인보도 최현배의 손을 들어주어 ‘이순신’으로 결정이 된 것입니다. 이제 와서 그 결정을 흔들어서야 되겠습니까? <로동신문>도 머지않아 <노동신문>으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정부는 <한글청>을 새로 만들어야 합니다. 거기서 외래어 표기법도 제대로 정하여 ‘센터’를 ‘쎈터’로 바꾸어야 합니다. ‘씨티은행’만 쌍시옷을 쓰라는 법은 없습니다. 영어의 ‘P’자와 ‘F’자의 구별도 한글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Fan’을 ‘팬’이라고 표기하면 세종대왕께서 좋아하시겠습니까?

인민군의 남침으로부터 조국을 수호하듯 우리는 우리의 말과 글을 또한 지키고 가꾸어야 할 것입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여성신문(womeni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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