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김은희 교수 |
존경받는 리더가 되려면 뇌 과학의 최신 연구 성과도 잘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거울 뉴런(mirror neurons)’의 결과를 말입니다. 우리 뇌에는 남의 정서적 표현을 그대로 흉내 내는 ‘거울 뉴런(mirror neuron)’이라는 신경세포가 존재합니다. 거울 뉴런은 실제 행동하지 않더라도 그저 바라보거나 소리만 들어도 자신이 직접 경험할 때와 똑같이 움직이는, 마치 자신이 직접 그 행동을 할 때와 똑같은 반응을 하는 신경세포들입니다. 거울 뉴런의 공감능력에 의해 우리는 드라마 속 주인공이 웃으면 웃고 눈물을 흘리면 따라 울고, 고통 받는 사람과 똑같은 아픔을 느끼는 것입니다. 기쁜 일이 있으면 하이파이브를 하며 소리를 지르며 어쩔 줄 모르고, 슬픈 일이 있으면 서로 껴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과정에서 우리는 상대방의 표정, 몸짓, 목소리를 서로 흉내 낸다는 사실입니다. 재미있으면 서로의 정서를 자동적으로 공유하게 되는데 이 또한 거울 뉴런의 기능입니다.
HBR 9월호에 ‘사회적 지능과 리더십’에 관한 논문을 실은 대니얼 골먼 미국 럿거스대 교수는 “거울 뉴런에는 다른 사람의 미소와 웃음을 감지하고 스스로 이런 반응을 유도하는 하위 뉴런들이 있는데 상사가 잘 웃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면 이런 뉴런이 활성화되면서 조직 분위기가 좋아지고 결속력이 높아진다”고 보고 하였습니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정보를 효과적으로 받아들이고 빨리, 창조적으로 반응하는 결과들이 있어 바꿔 말하면 환한 모습과 웃음은 매우 중요한 업무의 하나인 셈입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프린스턴 대학 다니엘 카네만 교수는 ‘행복이란 하루에 기분 좋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고 합니다. 기분이 좋은 시간이 길면 길수록 행복하고, 짧으면 짧을수록 불행한 것이랍니다. 그는 또한 행복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행복의 60%를 결정하는 내·외적 조건들이 모두 갖춰진다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사는 게 재미있어야 한다. 사는 게 즐겁고 유쾌해야한다’는 이 재미있고 즐겁게 사는 능력이 행복을 결정하는 나머지 40%라 하였습니다.
사는 게 재미있고 유쾌하면 사람들의 기본적인 태도에도 변화가 생겨 재미있고 유쾌한 사람은 창조적이며 타인들과 보다 협조적이 되며,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방식도 훨씬 능숙하여 유쾌한 기분은 의사결정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미친다고 합니다. 이 즐거운 느낌,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려는 노력은 개인의 행복에만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생산성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요즘 많은 기업에서 펀 경영(fun manangement)에 많은 관심들을 보인답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거나 타인의 입장과 감정을 고려하지 못하고 자기만의 세계에 틀어박히려는 태도는 이런 거울 뉴런의 문제 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를 가진 사람의 거울 뉴런 활동은 자신이 행동할 때만 활성화되고 다른 사람의 행동에는 거의 활성화되지 않는 것이어서, 이런 경우의 거울 뉴런은 상을 제대로 비추지 못하는 깨진 거울(broken mirror)에 비유 할 수 있답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많은 사람이 마음속에 깨진 거울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아니면 깨지지는 않았더라도 제대로 닦지 않은 거울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혹여 내 주변의 다른 사람들을 헤아리지 못하고, 나로 인해 환한 웃음을 주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상처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 겨울, 우리 모두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각자 환한 모습의 마음속 거울을 점검해보십시다.
※본 칼럼은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최근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