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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하길남 문학평론가
[2009-09-15 오전 10:44:00]
 
 

하길남 문학평론가
덴마크는 인구 7백만 미만의 작은 나라다. 그러나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달하는 부국이다. 돼지고기를 수출해서 벌어들이는 돈이 대부분이라 한다. 다른 나라 돼지고기보다 맛이 월등히 좋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그 나라 돼지고기는 별나단 말인가.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크는 돼지는 엄청 별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랑의 덕목 중에는 예컨대 돼지를 차에 태워 이동을 하더라도 8시간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엄격한 조항들이 적용된다. 이렇게 사랑을 받고 자란 고기가 어찌 맛이 없겠는가.


우리는 돼지만 생각하면 어쩐지 그 놈의 돼지 목따는 소리만 기억된다. 얼마나 시끄러운가 말이다. 돼지를 운반할 때도 두 다리씩 묶은 채, 그 중간에 막대를 질러 2사람이 거꾸로 메고 가다보면 그 놈의 돼지는 온 동네가 떠나가도록 고래고래 고함을 지른다. 스트레스는 피를 탁하게 할 것이니 어찌 이 돼지고기를 덴마크 돼지고기와 겨를 수 있겠는가. 물론 이런 원시적 방법은 이제 사라졌을 것으로 알지만, 우리는 사실 나무 한 그루라도 극진히 사랑하던 민족이 아니었던가.


대목정(大木匠) 신응수 씨는 나무도 그 성질을 잘 알고 사랑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사랑으로 대하지 않으면 그 나무는 성깔을 부린다고 한다. 소나무의 경우 기둥으로 세워놓고 빨리 기와를 얹지 않으면 스스로 비틀어지고 마는 것이 그 좋은 예라고 했다.


‘현대시에 나타난 에로티즘’ 시간에 사랑이야기를 했더니 한 학생이 불쑥 일어나서 ‘사람이 한 평생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 아닙니까?’ 하고 머리를 갸우뚱한다. ‘석가도 예수도 만방에 가서 만민을 사랑하라고 했는데, 단 한 사람이라니 부모도 형제도 친척도 이웃도 사랑 못할 이유가 어데 있단 말인가’ 하니, 자못 억울한 듯 엉거주춤 앉으면서 끝내 못마땅한 표정이다. 또 이런 보고도 있었다.


한국인 가장들을 대상으로 자기의 아내와 아들딸들을 얼마나 사랑하느냐는 설문에서, ‘평생동안 아침 일찍 직장에 출근에서 밤늦게 퇴근하면서 죽도록 일만해 왔다. 이것이 어디 나 혼자 잘 살려는 수작이겠느냐. 내 아내와 자식들을 잘 먹이고 잘 키우고 호강시키겠다는 욕심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내가 평생을 두고 사랑해온 것은 아내와 자식뿐이었다’고 말이다. 이처럼 우리는 사랑에 대해서 진정 무지했던 것일까.


우리는 성덕여왕을 사랑한 지귀의 애틋한 이야기나, 백제 개로왕과 아랑의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들먹일 필요도 없이, 불국사와 석굴암을 창건한 신라 김대성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되고만 그 아내 열부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비롯하여, 바보 온달의 전설 같은 사랑 이야기와 황진이의  절절한 로맨스 등 수많은 사랑가 속에 자라왔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진정 사랑이 증발된 시대에 살아 있다는 것일까. 얼마 전에 나는 ‘문학과 일상’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하면서 ‘문학은 우리가 타락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인 동시에 사랑의 회복을 위한 나팔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바 있다. 미국의 의사이자 종교가인 시걸 씨는 앞으로 환자의 처방전에 ‘사랑하는 사람과 3시간에 한 번씩 포옹을 하라는 지시’를 내리고자 한다 했으니, 앞으로 이 사랑의 처방전이 도깨비 방망이 구실을 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믿는다.


그녀는 결혼을 3일 앞둔 채 나를 찾아왔다. 그러나 나는 그녀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래서 막내 처제와 같이 왔다고 했다. 우리 둘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멍하니 한 동안 서로 바라보다가 씩 웃고 말았다.
지금까지 기억에 남은 말은 신랑이 박물관장의 장남이라는 것과, 그저 자기 마음을 알리려 왔다는 것뿐이다.


나는 ‘그렇게 알고만 있으면 됩니까? 여기서 한 턱 단단히 벌주를 내어야 내 죄가 씻어지지 않겠습니까’ 하니, 아무 말도 없이 핸드백에서 책을 한 권 꺼내 나에게 주는 것이었다. 그녀가 떠난 뒤, 포장을 뜯어보니 그 책은 뜻밖에도 <고승 열전>이었다. 스님들이 득도하는 과정을 일화로 남긴 기록이었던 것이다. 그때 문득 나는 내가 쓴 시 ‘이별’과 ‘사랑일기’가 생각났다.


‘잘 가오, 오래도록 생각하리다.’


승강장에서 흔들던 오른 팔이 문득 벽송선사의 지팡이가 되어 허겁지겁 산문을 오르고 있었다.

하길남문학평론가(womeni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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