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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의 당연한 난해성

[2008-02-14 오후 2:44:00]
 
 
 이성석(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이성석(경남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미술관을 찾는 많은 이들이 도대체 알 수 없는 그림 앞에 서 있지만 무식이 탄로날까봐 감히 물어보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광주비엔날레는 국책사업으로 시작해서 그런지 전국적으로 관광버스를 대절하여 관광(?)한다.

현대미술에 있어서 새로운 형식의 각축장 내지는 경연장인 그곳에서 그들은 무엇을 보았는가? 오로지 관광지다운 면모 즉 사람구경만 하다 돌아가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전국적으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차원에서 도슨트(Docent:전시해설사) 사업을 정부의 지원으로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특히 경남은 독자적으로 「도슨트 양성 및 운영사업」을 제안, 시행하고 있어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에게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슨트란 교육자적 개념으로 미술관 박물관의 전시품에 대하여 이해를 돕거나 전시투어를 이끄는 사람을 말한다.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문화의 세기라고 일컫는 이 시대에 이러한 문화 선도적 차원의 사업은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저변을 다진 후 언젠가는 물고기를 줄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안내하여야 할 것이다. 현대미술이 왜 난해한지, 나에게만 그런 것인지, 아니면 모두에게 그런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모두에게 난해하다.

 

예술가는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한다. 그러니 우리가 그의 독자적 세계를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에게 우선 배려해야 할 부분은 현대미술의 난해성에 대한 배경 이해를 돕는 데에 있다. 배경이라 함은 곧 역사이기 때문이다.

 

미술의 역사는 새로운 형식의 역사이다. 언제나 새로운 형식을 제시한 예술가만이 역사에 기록되어 있는 것이다. 세계인이 모두 알고 있는 고흐, 세잔느, 피카소, 백남준, 그리고 우리고장의 전혁림, 이우환 등을 포함한 위대한 예술가들의 면면을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우리는 미술품의 내용에 관심을 갖는다.

이 그림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또는 이 작가는 어떤 의도로 이러한 그림을 그렸을까. 도대체 무엇을 그렸다는 말인가...... 그러나 미술가는 내용보다는 형식에 골몰한다. 새로운 형식을 제시한 작가만이 역사에 기록되기 때문일까?

 

예술이 인류사에 있어서의 의미는 무엇인지, 혹은 어떤 상관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따른다면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미술관을 찾으리라 생각한다. 인류문화의 발전과정은 예술과 철학(여기서 말하는 철학은 일반 학문의 총칭), 그리고 과학의 상관관계 속에서 발전한다.

 

예술은 감성을 바탕으로 한 상상을 전제로 하며, 철학은 이지(理智)에 의한 논리를 전제로 한다. 또한 과학은 실험을 통해서 실증(實證)해 보이는 관계성을 갖고 있다. 최초로 인간이 달을 정복한 예를 들어보자. 이미 예술가의 상상에 의해서 표현되었던 것이 철학의 이지적 논리를 기반으로 과학의 실험을 통해서 실제로 증명해 보여준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예술이 갖는 ‘상상’에 있다. 상상이란 ‘이 세상에 없는 것을 꿈꾸어 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곧 ‘창조’이다. 요셉 보이스는 “창조적인 모든 활동은 예술이며 따라서 모든 사람들은 예술가이다”라고 했다.

 

이 세상에 없는 것을 우리가 미술관에서 어떻게 상상할 수 있는가. 미술관에는 다만 그 해답을 찾는 키워드, 즉 정신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관람객은 당연히 알 수가 없으나 이제부터 자신만의 독특한 상상력을 불어넣기 위하여 어딘가를 찾아야만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세워진 공공미술관은 우리의 상상의 장(場)이다. 그곳에서 예술가의 감성에 의한 상상력으로 표현된 예술가적 정신을 배워보자. 이러한 예술가적 정신은 삶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성석학예부장(womeni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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