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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물질중심주의를 경계하며

[2007-10-30 오후 12:26:00]
 
 

▲ 최재은(마창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창원대산고등학교 교사)
다~들 경제가 어렵다고, 취업이 힘들다고 하며 아이들에게 아이들의 꿈과 희망과 적성과 능력에 알맞은 미래를 제시하기 보다는 미래의 직업으로 물질적인 부를 누릴 수 있는 직업이나 안정적인 월급 생활자를 선택하도록 이끄는 사회. “티코 탈래? BMW 탈래?” 라든가, “얘들아! 에쿠우스 풀~옵션 안 되겠니?” 라든가를 급훈으로 버젓이 걸어놓고 있는 현재의 학교 현실.....

이런 현실에서 공부의 목적은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혜와 지식을 얻어 마음을 닦고 정신적으로 풍요롭고 더 나아가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결과적으로 우리가 속해 있는 사회에 기여하고 더 나아가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는데 있다고 말하는 것은 공허한가?

물론 지금 당장 입에 풀칠하기조차 어려운 이들에게 이런 말은 공허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절대적 빈곤에 처해 있는 이들에게 미래에 부를 얻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아무리 강조한다 한들 그게 우리 사회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이 시대에는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수많은 학원, 과외를 통해서 어렸을 때부터 선행에 선행을 거듭해왔으며 각종 문화적 혜택 속에서 학습에 필요한 각종 다양한 능력을 부모의 경제력 속에서 제공 받아온 상위그룹 아이들과는 애당초 경쟁의 상대가 될 그 무엇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데, 어찌 학습을 통한 신분 상승과 부의 획득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건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며 허위의식의 강요일 뿐이다.

그러므로 모든 이들에게 공부의 목적을 이야기함에 있어 위에 제시한 것은 그야말로 기본적인 전제일 수밖에 없다. 이건 결코 미래의 직업을 염두에 두지 말라는 얘기는 아니다. 지나친 물질지상주의를 어린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이 사회가, 우리 어른들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노골적으로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공부한다고 드러내 놓고 당당하게 이야기 하는 천박함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어차피 그리 될 건데 노골적으로 얘기 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따지고 들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우리는 절대적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가? 아니다. 지금의 빈곤은 상대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상대적 빈곤감은 어디서부터 오는가?

휴대전화가 퍼지기 시작했을 때 쯤 이었던 것 같다. 학급의 아이 중에 결손가정에다 경제적으로 매우 빈곤한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가 담임인 나도 그 당시 굳이 필요가 없어서 갖고 있지 않았던 휴대전화를 갖고 다녔다. 집의 어른을 조르고 졸라서 마련했다 한다. 그 아이로 하여금 휴대전화의 소유에 대한 집착을 강요했던 것은 무엇일까? 끝없는 소비를 조장하는 광고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의식이다. 그리고 또래 문화라는 탈을 쓴 허위의식이다. 어디에 사는지가 당신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내용의 아파트 광고를 보면서 얼마나 소름이 오싹 돋았던지. 대중 매체에 의한 허위의식의 강요. 그와 같이 물질을 숭배하며 소비를 조장하고 유행에 대해 무비판적으로 끌려가게 하는 허위의식을 은연중에 강조함으로써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상대적 빈곤감을 느끼며 불행해 하는가? 부모가 그와 같은 허위의식 속에서 살아갈 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물신 숭배적, 소비 지향적 가치관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요즈음 학교 현장에서 많은 교사들이 힘들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아이들의 무질서한 기본 생활 습관이다. 가정은 최초의 사회화가 이뤄지는 공간이다. 잘못된 사회화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 미안해 할 줄 아는 마음. 부끄러워 할 줄 아는 마음. 책임질 줄 아는 마음, 참을 줄 아는 마음. 배려하는 마음. 이런 마음들을 키워주는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그보다는 물질 중심적, 더 나아가 물신 숭배적 가치관과 경제 지상적, 소비 지향적 사고를 중시하고 은연중에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것에 그냥 끌려가는 가정과 학교의 단면이 정말 안타깝다.

최재은교사(womeni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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