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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하기때문에
워렌퍼핏 36조원 빌게이츠 부부 운영 자선단체 기부
[2007-02-07]
 
 

원숭이와 함께 자전거로 외줄을 타는 곡예사가 있었다. 그는 10년 동안 자전거로 외줄을 타면서 단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었다. 곡예사에겐 외줄을 타기 전 관객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위로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내가 이번 줄타기에서 떨어질 것 같습니까? 아니면 무사히 건널 것 같습니까” 라고 묻는 버릇이 있었다. 곡예사가 큰 소리로 물어보면 관객들은 엄지손가락을 위로 세우고 “예, 건널 수 있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10년동안 한번도 줄에서 떨어져 본 적이 없는 곡예사에 대한 관객들의 신뢰는 대단했다. 관객중엔 누구도 “곡예사가 떨어질 것 같다”고 답한 사람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곡예사는 관객의 신뢰를 확인한 후 평소와는 다른 제안을 했다. “오늘은 원숭이를 태우지 않고 관객 여러분중 한 명을 태우려고 합니다. 저와 함께 외줄을 건널분은 손을 들고 나와 주세요.” 곡예사의 갑작스런 요청에 관람석은 찬물을 끼얹은것 처럼 조용했다. 기다려도 곡예사와 함께 줄을 타겠다고 나서는 관객은 한 명도 없었다.

자신의 목숨이나 전 재산을 걸고 다른 사람을 신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전 재산이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신뢰만 의미있는 것은 아니다. 작은 신뢰라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고 점차 쌓다보면 나중엔 더 큰 신뢰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 주위를 둘러보면 작은 신뢰마저도 사라져가고 있다. 기업체에서는 노조가 경영진을 믿지 못하겠다고 몇 주씩 파업하고, 경영주는 직원들이 회사의 기밀을 빼돌릴까봐 몰래 이메일 내용을 훔쳐보다 망신을 당하기도 한다.

쇼핑센터나 편의점에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된 지 오래됐고, 목욕탕 업주들도 분실사고를 예방하겠다는 명분으로 탈의실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다. 농수산물 매장에서는 언제부터 인가 국산이니 중국산이니 하는 표식을 달아놓고 이를 어기면 벌금을 부과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마치 우리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서로 믿지 못해 의심하고, 감시하는 일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신뢰를 주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에게 가장 큰 원인이 있겠지만 “그래도, 혹시나?”하는 의심을 버리지 않는 우리 사회에서 신뢰는 기대 하기 어려울 것이다.

얼마 전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렌 버핏 회장이 자신의 재산 370억달러(약 36조원)를 마이크로 소프트 빌 게이츠 부부가 운영하는 자선단체에 기부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버핏은 기부를 결정한 데 대해 “게이츠 부부가 자선사업에 정열과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음을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 재산의 85%를 기부금으로 내놓은 버핏이라면 신뢰하던 외줄타기 곡예사를 향해 “내가 당신과 함께 줄을 건너겠소”라고 자신있게 얘기 했을까?

※ 본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배종천의원(womeni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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