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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무릎에서

[2006-10-27]
 
 
 

내가 처음 다닌 학교는/칠판도 없고/숙제도 없고/벌도 없는/조그만 학교였다/

비바람이 불고/눈보라가 쳐도/걱정이 없는/늘 포근한 학교였다/

나는/내가 살아가면서/마음 깊이 새겨 두어야 할/귀한 것들을/이 조그만 학교에서 배웠다/

무릎 학교/내가 처음 다닌 학교는/어머니의 무릎/오직 사랑만이 있는/무릎 학교였다

 


하청호 시인의 무릎학교 라고 하는 동시 다.

거리의 나무들이 알록달록 여러 가지 색깔을 띄우고 있다. 모두가 나를 바라보아 주세요하고 유혹(?)하고 있다. 이맘 때 가 되면 서늘한 바람 때문에 따스한 햇살이 그리운 시기이지만 어찌된 것이 올해는 꽤 더운 듯 하다.

그래도 독서의 계절이 아닌가!

평소에 읽고 싶었던 책 1권과 내 아이에게 읽어주고 싶은 책1권을 사서 도서관으로, 낙엽이 떨어져 있는 운치 있는 거리로 나가보자.

아니 멀리 갈 것도 없겠다. 내가 사는 동네의 분위기 좋은 등나무 밑도 좋으리라 아이를 내 무릎에 앉히고 자그마한 등을 포근하게 감싸며 속삭이듯이 읽어준다면이 가을 아름다운 추억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

내 이웃들에게 물어보았다. 왜 한글을 이렇게 일찍 가르치냐고? 그것은 아이가 글을 빨리 알아서 스스로 책을 읽히게 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참으로 위험한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말한다. 사람 많은 곳에 가서는 꼭 손을 잡아야 하고, 물건을 구입할 때도 부모의 의사를 존중해야 하며, 어른들에게 항상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그런데 책은 스스로 읽으라고 한다. 아직 자신의 가치관이 생기지 않아 선택권이나 결정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것은 모두 부모의 제재를 받으면서도 책은 스스로 읽기를 원하는 것이다.

동화수업을 하다보면 많은 엄마들을 만난다. 왜 동화를 배우냐고 물어보면...“책을 재미있게 읽어주고 싶어서...”“내가 말을 잘하고 싶어서...”“내 자신에게 투자를 하고 싶어서...” 등등 많은 동기가 있다.

제법 몇시간이 지나면서 과연 내 아이에게 배운 것을 그대로 실천 했는지 물어본다. 대부분이 만족을 느끼는 듯 하다. 우선 아이가 좋아하고, 아이가 좋아하니 나도 좋고, 내가 좋으니 신랑도 좋아하더라... 하는 이야기를 해준다. 그리고 항상 엄마 입장에서 아이를 바라보았는데, 동화를 통해서 내가 어려짐으로 내 아이와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게 너무 좋다고 한다.

동화를 읽다보면 경험하지 못했던 세계를 경험한다. 원숭이와 대화를 하고, 허수아비를 만나고, 참새도 만나고, 또 내가 농부도 되어보고, 심술쟁이 부자영감이 되기도 한다.

스스로도 경험하기 어려운 세계를 접하다보니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이다. 책을 읽어주는 것도 조금 더 재미있게 또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읽어 줄 수 있다면 오늘은 1권 이지만 내일은 5권 모레는 10권이 되리라 확신한다.

만약 내 삶이 바빠서 아이를 넓은 무릎에 앉혀놓고 책을 읽어 주지 못해서 마음아파했다면... 자.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 내아이가 다 커서 부모의 품을 떠나려고 할 때 아쉬워 하지 말고 아직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이 때 마음껏 사랑하자.

내 무릎에 앉히고 고사리 같은 손을 잡으며 이 가을을 느껴보자. 책과 함께 느껴보자. 그리하여 얼마나 책이 좋은지, 부모와 함께 하는 이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하자. 잘 기억하게 하여 내 아이가 어른이 되어 그 아이가 낳은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옛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이렇게 무릎에 앉히고 이야기를 들려주셨단다’

내 아이가 어른이 되어 또 그 아이의 아이가 내가 느끼고 있는 아름다운 추억을 또다시 가질 수 있게 한다면 내가 살고있는 의미가 그것이지 않을까? 자. 고민하지 말고 당장 실행하자. 내 아이를 무릎에 앉혀보자. 지금 당장....!

정수경회장(womeni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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