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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

[2006-10-14]
 
 
 

추석은 "더도 덜도 말고 늘 한가윗날만 같아라"라고 《열양세시기》에도 언급했듯이 하늘은 높고 곡식과 열매는 익어 지난여름의 무더위와 핍박함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좋은 절기다.

새 곡식과 햇과일도 풍성해, '5월 농부, 8월 신선'이라는 말도 있다. 밤이 되면 하늘엔 일년 중 가장 둥근 달이 떠서 온 세상을 밝고 맑게 비추고 가족이 모여 오순도순 정담으로 솔향기가 있는 송편을 만들고 박나물 토란국을 끓여 음식을 나누는 정경은 생각만 해도 아름답다.

팽배한 개인주의와 각박해진 현실에도 우리가 이처럼 힘겨운 교통난을 이기며 민족 대이동으로 고향에 돌아와 다레를 지내고 조상을 기리는 추석명절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민족공동체를 위해서나 가족공동체를 위해서나 생각하면 할수록 의미 깊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런 고유의 아름다운 풍속도 시간과 속도와 합리성을 중시하는 세대에 의해 가치없이 여겨지거나 명절의 의미가 훼손되고 있어 걱정이다. 가족보다는 일과 취미로 만나는 사람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현실에서 가부장적 질서가 남아있는 가족문화를 못 견디는 세대들은 추석명절을 해외여행이나 여행으로 보내거나 가족과 멀리 함으로써 명절을 휴식시간으로 생각해버린다.

그러나 명절은 단지 피로회복의 휴식시간이 아니라 가족의 결속과 의미를 다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자신을 낳고 기른 부모와 함께 자란 형제가 서로의 이질성을 딛고 가족이란 희생적 사랑의 본질에 닿아 합일하려는 노력은 효와 공경과 겸손과 희생의 정신적 육체적 노동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런 노동은 개인주의나 합리성을 떠나서라도 좀더 의미와 가치를 두어야할 노동이다. 각기 입장과 현실이 다른 가족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돕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명절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가면 얼마나 좋을까.

특히 여성들에게만 책임이 부여된 가사일도 함께 나누어 모두가 사려 깊게 주변을 돌보며 서로를 즐겁게 하는 명절이 되었는지 반성해볼 일이다. 

장정임관장(womeni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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