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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와 언론사 합작극의 종말은

[2012-09-09 오후 4:20:00]
 
 

안철수와 언론사 합작극의 종말은

 

▲ 남강/시인. 수필가
언론에 안철수가 코 끼었나, 안철수에 언론이 코 끼었나? 기획은 수재 안철수이고 연출은 얼간이 언론이다. 어쨌거나 대선 큰 마당에 언론과 안철수 커플이 연출한 광대놀이가 국민들을 배꼼 빠지게 웃긴 것은 사실이다. ‘안철수 현상’이란 거창한 주제로 연출된 희대의 코미디극은 1년을 훌쩍 넘긴 대하드라마이기도 하다. 세계 정치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인 각본에다 완벽한 연출에 입이 쩍 벌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것이,

‘안철수현상’은 주연 안철수가 서울시장 출마설을 흘리면서 1막이 오른다. 대학교수가 서울시장? 관객(국민)들은 하나같이 의아해하며 귀를 쫑긋 세운다. 작가(안철수)와 연출(언론)자들은 감이 좋다고 이심전심으로 입을 모으며 2장에 역투한다. 턱수염이 심상찮은 박원순 배우가 조연으로 등장하면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약삭빠른 언론은 여론조사 카드로 흥을 돋운다. 안철수 50%, 박원순 5%다. 관객들이 싱겁다며 냉소하자 주연과 조연은 막후에서 속닥거린다. 50%가 5%에게 양보하는 그야말로 극적 장면이 연출되자 관중석은 여기저기서 ‘우와’하는 탄성을 쏟아냈다.

각본과 연출이 대박을 예감하자 곧바로 대권카드로 2막을 올린다. 4년 내내 차기 대권의 터줏대감이던 ‘박근혜 대 안철수’ 가상대결 지지도 여론조사에 눈을 돌린 것이다. 이 역시 언론의 기대치에 적중했다. 서울시장 양보에 참신성을 맛본 관객들의 호응은 박근혜의 대세론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꿰찬 시간은 전광석화였다. 아마 안철수 본인도 가무러쳤을 것이고 언론도 놀랐다. 엄청난 대박에 안철수도 언론도 정신이 나갔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정치사 초유의 대사건이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허탈했고 민주당은 내시 정당으로 추락했다.

안철수의 무욕 서민형 각본은 절묘했고 언론사의 연출은 치열한 속보경쟁체제로 돌입했다. 2막에는 회색 장삼을 걸친 스님이 등장하는가하면 이름께나 알려진 노객들도 멘토라는 딱지를 달고 나타났다. 흥미진진했다. 안철수의 자산인 청춘콘서트는 더욱 열광의 도가니로 달아올랐다. 안철수가 나타나는 무대마다 2040세대의 인산인해다. 안철수도 언론도 도취됐다. 그뿐인가, 안철수는 막강한 재력을 인기유인수단으로 이용했다. ‘안철수재단’을 설립한다는 애드벌룬을 띄운 것이다. 그러나 박수도 잠깐이었다. 박근혜의 반격이 시작된 것이다.

4.11총선에 승부수를 던진 박근혜는 당명을 바꾸고 파격적인 정책을 쏟아내며 특유의 붕대손 유세를 벌렸다. 결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원내 과반수란 기적을 일궈냈다. 그동안 줄곧 안철수에게 내준 1위 자리도 되찾았다. 당황한 언론은 좌파 정치평론가들을 대거 등장시켜 박근혜 폄훼에 올인했다. 하지만 끄덕도 하지 않자 안철수는 제3막을 올린다. ‘안철수의 생각’이다. 서점가에 깔리기가 무섭게 동이 났다. 인기 폭발의 대박을 터트리면서 SBS의 인기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전격 출연했다. 대못박기 작전은 1위 재탈환으로 성공했다.

하지만 박근혜가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결정되면서 콘크리트 지지층이 재결집하고 안철수의 수상한 이벤트와 두더지 전략에 40세대가 의심의 눈길을 보내면서 박근혜의 대세론이 재점화되는 조짐이 나타났다. 그동안 안철수만 외치던 언론도 재벌 밀착, 80평형 호화아파트 생활, 부동산 문제 등 거의 날마다 쏟아지는 온갖 의혹에 ‘그토록 정직하고 깨끗한 척 하더니...,’ 혀를 찼다. 결정타는 뇌물과 여자가 거론된 이른바 ‘안철수 불출마종용 협박’ 폭로다. 박근혜 몰락을 노린 최후의 한방을 기대했지만 역풍의 자살골? 절친 간의 대화를 협박으로 기획한 냄새가 솔솔 나면서 안철수의 상식과 새로움이란 황상의 캐릭터가 단번에 요절났다. 좌파언론과 민주당은 아직도 잠꼬대지만 보수언론은 잽싸게 방향전환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성인군자로 포장하면서 2040세대의 우상으로 군림한 안철수, 박근혜의 법과 원칙이 두려운 언론사들, 안철수를 등에 업으려는 민주당, 이들의 망상은 등전풍화? 국민은 100일 앞으로 다가온 오늘까지 애매모호한 인물, 검증을 회피하려는 꼼수에겐 절대 표를 주지 않는다. 인간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가 상호 신뢰다. 그래서 모든 파국은 곁 다르고 속 다른 행동거지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2007년의 이미지 놀음은 되풀이 되지 않는다. 믿음과 국정경험과는 거리가 먼 불안한 후보를 선택할 여지는 좁다.

근거가 뭐냐고? ‘안철수 협박설’ 폭로 당일, 트위터엔 "안철수측 비판 여론 65.7% vs 옹호 여론 27.8%", 박근혜 업, 안철수 다운의 여론조사다. 구태를 질타하면서 기성정치권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던 안철수의 입에서 ‘폭로’라는 구취가 풍겨지자 지지자들조차 역겨운 배신감을 느낀 모양이다. 따라서 국민은 진정한 ‘정의와 상식’이 무엇인지 일깨워주고 있다. 작가 이문열은 "안철수는 언론의 아바타"라 했던가.

‘안철수현상’의 가면극은 얼치기 언론들의 깨춤과 영악한 안철수의 일장춘몽으로 서서히 막을 내리는 파장 낌새다. 남강/시인.수필가

정학길대기자(womeni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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