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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분쟁과 정부, 언론의 역할

[2005-04-21]
 
 
 

 독도분쟁과 정부, 언론의 역할

 

   현재의 한일관계는 3개월 전 한일 정상간의 셔틀회담(2004년 12월 17일 일본 가고시마<鹿兒島>)이 제정되면서 과거사 정리에 실마리를 만들었고, 상호 발전 지향적으로 신뢰를 구축하자는 메시지를 남긴 상태이다.

 또 문화적으로는 드라마를 매개로 한 한류열풍이 일면서 어느 때보다 친숙한 모습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게 사실이다. 경제적으로 봐도 매우 의존도가 높다.

 작년 한 해 동안 수입 462억불, 수출 217억불 규모의 교류로 비록 수지차가 245억불에 달하지만 따지고 보면 상호 의존적인 모양새다. 기술적인 부분의 협력이 매우 긴밀하기 때문이다.



참여정부 들어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되던 두 나라의 관계가 최근 들어 급속하게 냉각되고 있다. 그 원인의 정점은 독도이다.

 일본 시마네현(島根縣) 의회가 2월 22일을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로 제정한다는 조례안을 3월 16일에 가결한 것을 계기로 촉발되었다. 대꾸할 가치가 없음이지만, 국가간의 분쟁은 늘 이런 식으로 시작되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게 통설이고 보면 우리 입장에서는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고도 남음이 있다.



역사적으로 독도는 명백히 우리 영토이며, 풍부한 해양자원이 존재하는 지역이다. 정광태씨의 ‘독도는 우리 땅’ 노래가사에서 짚어보자. 지증왕 13년(서기 512년 삼국시대) 섬나라 우산국 세종실록 지리지 오십 쪽 셋째 줄 하와이는 미국 땅 대마도는 몰라도 독도는 우리 땅! 이라는 가사는 문헌적으로 사실이다.

 명확하게는 울릉도와 독도가 우산국의 일부임을 기록하였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보자. 불과 5년 전인 2000년 7월 독도영역에서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 합의에 의해 비공개로 훈련을 한 적이 있다. 이것은 미국과 미군이 독도의 실체를 우리의 영토로 인정한 대목이다. 일본의 일부 언론에서도 독도를 두고 양국간의 상호 분쟁은 있지만 한국이 오랫동안 실질적인 지배를 해왔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에 비해 일본은 독도가 일본의 영토라 밝힌 어떠한 고문헌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억지 춘향식이지만, 일본 정부가 독도를 일본영토로 편입한다고 한 것은 1905년 1월28일이고 그로부터 4주 뒤인 2월22일 시마네현은 현(縣)고시 40호로 우리의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로 명명하고 오키도사(隱岐島司)의 소관으로 둔다고 공시한 것이 고작이다<참고 #1, #2>.



일본이 특정 영토를 그저 먹으려고 하는 건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중국과의 분쟁이 되고 있는 센카쿠(尖角, 중국말로는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가 단적인 사례이다. 이 땅은 일본이 청일전쟁(1895년)에서 승리할 것이 확실하게 된 단계에서 각료회의를 통해 국토에 편입했다고 한다. 국제법상 주인 없는 땅을 먼저 먹는 녀석이 임자라는 식으로 편입한 것이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명나라 이후 지도상에 줄곧 표시되어 왔고, 일본의 합법적 절차를 가장한 억지 주장에 당연히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이 이토록 영유권에 집착하면서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왜일까? 물론 가장 큰 이유는 해양자원의 이권 확보일 테지만, 더 나가 짚어보면 외세 확장을 통한 패권국가로서의 회귀를 꾀한다는 속셈을 읽을 수 있다. 단적인 예로써, 일본이 센카쿠 열도에 가까운 오키나와 남쪽의 두 섬 중 한곳에 자위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 중이라는 점이다.

 

 즉, 오키나와 본토의 육상 자위대와 결부하여 대중국 저지선의 띠를 만들려는 전략이다. 이 전략을 통해 자연적 영토확장은 물론 장차는 중국과의 일전도 불사한다는 계략을 엿볼 수 있다. 이런 점을 관찰해 볼 때 일본은 아마도 매우 치밀한 계획에 의해 패권주의의 면모를 다지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게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든다.



우리 문제로 범위를 좁혀서 독도문제의 해결책을 한번 생각해 보자. 사실 개인적으로는 일본과 과거를 털어내는 조건을 달고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아마도 열린정부의 속내도 이 범위일 것이다. 바라건 데, 우리 정부는 좀 더 냉정한 판단과 전략으로 문제를 풀어나갔으면 한다.

 

 외교장관이 나서 항의했고 연이어 시네마현과 오랫동안 교류하던 경상북도가 단절을 결정하였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강한 외교를 천명한 상태이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십년 묵은 찌꺼기가 배설된 기분이지만, 외교라는 것은 항상 협상의 길을 열어 놓아야 한다. 물론 강하게 나가면 일본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중국과 한국에 왕따니까 말이다. 하지만 일본을 활용할 가치가 충분한 이상 우리는 모두를 얻는 작전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이번에 노무현 대통령은 ‘대일 외교 강경대응책’을 국민들께 천명했다.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준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있고 메시지도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본다. 여기서 더 나가면 행여나 역공의 틈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미 그러한 징조가 보이기 시작한다. 협상에서도 원하는 하나를 얻고 또 하나를 내주는 결과를 초래할지 모른다. 내줄 게 없는 우리와는 배치되는 상상이다. 이제부터는 냉정을 찾고 실리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이 참에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이 발표한 정부 내 독도 및 과거사 담당기구 통합 설치는 논의의 초점을 맞추고 세밀하게 대응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적절한 대책이며 시기적절한 내용이다. 이 기구에서는 셔틀회담의 취지를 살려 양국 수뇌들이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는 것도 고려하고, 시간을 벌면서 양국의 대화채널도 원활하게 가동시키는 한편, 전문가들도 포진시켜 과거사를 포함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정부는 이번에야 말로 딱 부러지게 제대로 된 계획을 세워 치밀하게 밀고 나가기를 바란다. 일본과의 이러한 부류의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그때마다 흥분만 했지 결과는 적당히 대응하고 흐지부지 끝내는 게 다반사였다는 생각이다.

 

 특히 독도문제는 언제까지나 방치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양국의 전문가들이 토론할 수 있는 기구의 마련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들의 주장을 인정하는 차원이 아니라 이 기구를 통해 그들의 잇속을 파악하면서 문헌을 근거로 제압하자는 취지이다. 동시에 외교는 다면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즉, 경제분야는 따로 떼서 정치 사회적 대립과 별개로 대응하는 방식이다. 자칫 경제의 경색이 불거지면 본말이 전도되는 우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반일감정을 더욱 자극하는 결과로 몰고 가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이 경우 참여정부가 그동안 노력해온 공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고 또 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므로 상호 발전을 꾀한다는 기조를 염두에 두고 협상해 나가기를 바란다<참고 #3>.  



언론도 그 역할을 단단히 하고 길잡이 역할을 해야 한다. 어떤 방송에서는 일본해 표기 속의 독도를 그대로 내보낸 적도 있다. 정신이 나갔다는 증거다. 특정한 발언을 쟁점으로 보도하여 이슈화하거나 변방의 소리로 지면을 채우기보다 이 참에 전문가적인 능력을 십분 발휘해야 한다. 역사적인 문제를 사실에 근거해 낱낱이 보도하여 온 국민이 인식하도록 배려하고, 도출된 과거 문제와 현안에 대해 우리가 얻어내고 관철시켜야 할 것, 일본의 동향과 대응보도, 그리고 앞으로의 상호 발전지향 점에 대한 제시를 심층적으로 보도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중국의 패권주의도 경계해야 한다. 그들도 밥벌이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일을 벌이기 시작할 공산이 크다. 벌써 고구려사 왜곡 문제가 불거져 나왔고,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3월 8일)에서 대만의 독립 저지를 위해 무력행사도 불사한다는 반국가분열법을 상정하여 채택함으로써 패권국가로서의 야심을 선명하게 드러낸 바가 있다. 정부는 이 문제도 긴밀한 과제로 설정하여 함께 다루어야 한다. 머지않은 장래에 본격적으로 우리에게도 닥칠 문제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지배자적 관점과 제국주의자적 태도는 지탄받아 마땅하고 맹렬한 분노를 느낀다”는 말은 나의 입장과 같다. 또 하나는 나와 생각이 다른 그들을 비판하는 한편 그들의 입을 감정에 의존해 강하게 틀어막는다면, 언젠가는 우리의 입이 틀어 막힐 수 있다는 것도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참고 #1>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는 광역자치단체인 도도부현(都道府縣)과 기초단체인 시정촌(市町村)의 2계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의 도(道)에 해당하는 도도부현 수는 47단체이며, 시군에 해당하는 시정촌은 2001년 10월 현재 3,224단체이다. 그 내역은 市가 670, 町이 1988, 村이 566단체.

 

 

<참고 #2>

 일본 정부가 독도를 일본영토로 편입한 것은 1905년 1월28일이며, 그 후 4주 뒤인 2월22일 시마네현은 현(縣)고시 40호로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로 이름붙이고 오키도사(隱岐島司)의 소관으로 둔다고 공시했다.

 그 후 독도는 1952년 1월 18일, 대한민국 국무원 고시 제14호로 ‘인접 해양의 주권에 관한 대통령 선언’을 발표하였다. 이 선언에서 규정하는 해양 경계선은 한일 두 나라 사이의 평화가 유지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평화선(Peace Line)'을 규정하였고, 그 뒤 51∼65년의 한일국교정상화 협상과정에서 두 나라간의 외교문제로 논쟁대상이 되었으나 그 해결이 뒤로 미뤄져 지금에 이르고 있다.

 

 

<참고 #3>

 경제문제를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 3월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일 무역구조를 볼 때 단기적으로는 한국의 경제적 피해가 우려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본 경제의 활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경제문제가 붉어져도 문제없다는 논거이지만, 당장 아쉬운 게 있다는 논거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간을 벌면서 발전 지향적으로 가고자 하는 흐름을 파손하지 않는 범위의 외교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원수지간이라고 해도 양국의 경제는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만큼 감정적 대립이나 정치적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일은 자제해야 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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