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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탐대 제7회차 -경계가 춤을...

[2011-09-08 오전 11:59:00]
 
 

우탐대 제7회차 -경계가 춤을... 당재-광대치-월경산-중재

백운산 때문인가 백두대간 기운인가 분별이 없다. 사람이다.

큰 산 아래라 가까이에 묵계암(주지 성원스님), 백운암, 상연대 등의 절간들도 많다.

탐사구간이 짧다고 늦게 출발하면 그만큼 또 고생이다.

지난번 탐사 구간 마치고 탈출 할 때는 함양군 백전면 오매동으로 하였지만 이번 구간 들어가는 길은 남원시 아영면 구상리 부동마을로 잡아야 수월하다.

11:00 부동마을에서 2km는 족히 걸어야 경계점에 이를 수 있는데 우리의 흑기사인 마천면 곽치권 회장께서 찦차를 몰고 와 자기는 바쁜 일로 같이 갈 수 없다며 대신 두 번을 오르내리며 부동저수지 뒤 경계점 가까이 까지 대원들을 실어 올렸다. 고맙다는 인사들을 나누고 인증셭들 누르고 했다.

11:30 봉화산 정상 전망대까지 그런대로 임도가 잘 닦여져 있기에 긁혀도 별 탈 없는 승용차 정도면 오를 수가 있는 길이다.

정상으로 오르는 마지막 급회전 길에서 오른 쪽 낙엽송 조림지 사이로 길을 찾아야 한다. 묵은 길이지만 제법 넓다. 20분가량 비스듬히 오르니 지난번 종주 구간 마무리 지점이 나온다. 계속 경계를 밟으며 눈앞에 펼쳐져 있는 백두대간 길을 얼른 잡기로 하고 쉼 없이 올랐다.

연비지맥 구간은 일반 산 꾼들이 다니지 않기 때문에 길을 이어가기가 쉽질 않다. 능선 마루금을 놓지지 않고 가파르게 1시간 가까이 코를 박고 올랐다.

▲ 제
12:40 잡목들이 순서 없이 뒤엉킨 사이로 다시 하늘이 열린다
. 드디어 백두대간 길이 우리를 반긴다. 무명봉(870m)이라 이름하여 팻말을 세워 놓았는데 3개시군(남원시, 장수군, 함양군) 경계점 봉우리이기도 하다.

삼도봉, 삼각봉, 삼신봉, 삼수령 등 삼자 돌림이 많은데 무명봉 보다는 삼군봉이 더 좋은 듯하다. 남원시도 원래 남원군이었다가 1995년 1월 1일 남원시와 남원군을 통합하여 도농 복합형 남원시가 발족되었다.

같은 해 3월 운봉면이 운봉읍으로 승격되고, 1998년 동면을 인월면으로 행정명칭을 변경하였다. 늦게 출발한 죄로 좀 더 걷다가 점심을 먹기로 하고 20여분 느긋하게 백두대간에 몸을 맡긴다.

평지의 길로 따지면 백두대간은 고속도로 격이다. 지리산 삼도봉에서 연하천지나 삼각봉까지 대간 기운을 쏘이고 헤어졌다 다시 만난 기쁨이라.

13:00 전망도 좋고 그늘도 지고 바람도 잘 부는 명당 터를 잡았다.

이런 자리 잡기가 쉽질 않은데 다들 반풍수는 벗어 난듯하다. 메뉴 변동 없이 충무김밥은 단연 인기 품목이다.

언제까지 버티나 볼일이기도 하다. 지난 탐사 때부터 권영진 대원 어머님표 화개 매실 술이 또한 인기다. 박 감독인가 유부초밥도 뭉쳐오고, 애써 가져간 매운 고추는 씻지 않았다고 모두 내 몫이 됐다.

매워서 우는 게 아니라 더러버서 운다. 인간들아 나 무거바라.

오늘 첨으로 우탐대에 합류한 꾀꼬리 한갑선 거창지검 조정위원의 신고가 이어진다. 처음엔 노래로도 했는데 오는 족족 빼네. 산상시회 낭랑하게 내린다.

<아버지의 마음>김현승(1913~1975)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오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바깥은 요란해도

어버지는 어린 것들에게는 울타리가 된다.

양심을 지키라고 낮은 음성으로 가르친다.

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보이지 않으나

아버지가 마시는 술에는 눈물이 절반이다

아버지는 가장 외로운 사람들이다. 가장 화려한 사람들은

그 화려함으로 외로움을 배우게 된다.

덥다 더워서 겨울시? 한편을 더 읊는다.

요즘 젊은이들이 그래도 시의 맛을 아는지 곽재구시인(1954~)의 ‘사평역에서‘를 좋아 한다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 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밥 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의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 두고

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술에 취한 듯

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

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 소리와

쓴 약 같은 입술 담배 연기 속에서

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자정 넘으면

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

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

밤 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 지

그리웠던 순간을 호명하며 나는

한 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허기를 채우고 나면 또 딴 생각들, 나른해 지려는 몸들을 추서러 13:40 출발이다. 40여분 마루금을 타고 나가면 바위 능선이 이어지고 봉화산 2.5km, 백운산 10km 이정표가 나온다. 다시 긴장을 놓지 않고 1시간을 꼬박 내딛으면 장수군 번암면 광대동을 넘는 광대치가 나온다.

15:10 광대치(봉화산 4.7km, 중재 3.2km)는 장수 쪽에서 임도가 능선까지 이어져 있지만 함양 쪽과는 이어지질 않는다.

계속 이어서 30여분 능선을 치고 오르면 왼쪽 진행 방향으론 시야가 확 트이면서 앞길을 끄는데, 오른쪽 함양 방향으론 약초시범단지안내판과 함께 철망(봉화산 5.3km, 중재 2.6km)이 높이 쳐 있다.

철망 10여m엔 울긋불긋 각종 산악회 깃발과 시그널이 빼곡하게 엮여져 설치미술 전시장 분위기를 잡으며 팔랑거린다. 농가소득원을 위해 경남도농업기술원, 농협과 함께 함양군 병곡, 서상, 서하, 백전면, 4개 지역 334㏊에 지리산약초단지를 조성한단다.

이곳에는 하고초 토종꿀 밀원을 만드는 모양인데 시설 투자가 만만찮아 보인다. 원주민들에게 실익이 돌아가야 하는데 걱정이다.

15:42 약초시범단지를 뒤로하고 다시 오르막길을 잡아 40분가량 숨이 가쁘게 치고 올라가면 월경산(980.4m) 정상에 선다.

16:20 이다. 온통 초록이다. 나무로 된 이정표엔 중치1.9km, 봉화산6.0km로 표시되어 있다. 국립공원에서 세웠는 모양인데 명칭과 높이에 대한 원칙이나 일관성이 전혀 없다.

좀 전의 광대치나 지금의 중치나 한자음을 소리 내어 부르는 이름인데 재로 통일 하는 게 좋을 듯하다. 재나 고개는 순우리말 아닌가. 중재 다음에 중고개재 그리고 공단 이정표에도 중재로 표기하고 있다.

고개를 나타내는 한자어는 령(嶺), 현(峴), 치(峙) 천(遷) 등이 있지만 아예 굳어진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멀리 내다보며 우리 것을 찾아 앉히는 게 맞다. 굳이 진부령, 대관령, 추풍령, 육십령, 정령치, 우금치 등을 재나 고개로 하자는 게 아니다.

중치는 아니다. 일제 잔재가 물씬 묻어나지 않는가.

굳어지지 않은 이름까지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억지 표기 할 필요는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오늘도 만만한 탐사구간은 아니다. 수월 한 듯 내리막길을 잡지만 오르내리기는 매 한가지다. 월경산을 뒤로하고 몇 발짝 내려서는데 웬 펼침막이 근사하게 펄럭인다.

중기민텔-욕실. 취사완비. 차량대기. 011.578. 0949-백두대간 능선에선 보기 힘든 장면이다. 경관을 헤치지만 않는다면 저 깃발도 어느 조난 직전의 지친 산 꾼을 살릴 수도 있는 구세주이기도 하다.

17:28 대원 모두가 중재에 도착했다. 논개의 고장 장수군 번암면 여지리로 넘는 중재 고개는 큰 고개이다. 지금도 옛 선조들의 무거운 발걸음에 다듬어짐 고갯길에서 고단한 삶의 중량감을 느낀다.

건너편 성황당 나무만 산천의구라며 묵묵히 서있다. 오늘 탐사 구간은 이것으로 끝이다. 하지만 중재에서 중기마을 까지는 2km 가까이 된다.

잡초에 덥힌 농로를 따라 30여분 18:00 중기마을에 도착했다.

향촌마을로 내려와 다시 대방마을 ‘백운식당’에 미리 시켜 놓은 토종닭 백숙으로 지겹게 하산한 피로를 말끔히 잠재운다.

염경환 대방마을 이장님과 공흥현씨를 비롯한 마을 주민들과 서로의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어제 까지 오던 비가 종일 참다 이제사 뿌리기 시작한다. 빗속에 곡차가 제 맛을 찾는 게 아니라, 목마름에 감로수로 안팎을 적신다.

무슨 좋은 심사인지 마을 주민 공흥현씨가 우리 앞에서 춤을 추며 노래를 한다. 맑다. 맑게 웃는다.

백운산 때문인가 백두대간 기운인가 분별이 없다. 사람이다.

큰 산 아래라 가까이에 묵계암(주지 성원스님), 백운암, 상연대 등의 절간들도 많다.

서두른다 해도 빗줄기를 따라 어둠은 내려 않고 갈길 또한 멀어라. 무르익는 이야기들을 대략 접고 마을 분들에겐 다음 달 만나자며 작별을 고하고 자리를 정리했다.

도경계 일주 탐사대 대원들이 더욱 의젓해 보인다.

이 유별난 경험을 우리만 즐긴다 생각하니 한편 켕기기도 하지만, 문은 사방으로 열려 있고 길 또한 팔방으로 이어져 있으니 아무려면 운신이 복이라!

사지를 오선지 위에 건다.

하늘을 열고

땅을 차며

뿌리 내린 만큼

바느질하며 솟아나는 움

심장 박동이 멈추면

곡부아재 해탈한 듯

덩실 덩실 휘저어

나비처럼 풀어내는 몸짓

여태껏 토해 내지 못한

업보 논두렁에 뉘어두고

맥 빠진 팔순 어머이 치마폭에

지침 없이 묻혀 재롱떠는

곡부아재 춤을 춘다

박자도 형식도 추임도 없이 진짜 우리 춤을 추는 곡부 공씨 문중의 흥현 아재 춤을 보고 어깨가 들썩인다. 하늘, 땅, 사람, 산천초목 모두가 어우러져 하나가 되는 춤! 춤판!

위 ‘곡부아재 춤을 춘다’ 졸시 한편을 억지로 올린다.

/자료제공 우탐대원 백신종 경남도의원

-탐사일 ; 2011.6. 28(화)

-탐사구간; 함양 백전 오매동재-무명봉(분기점 870m)-광대치-월경산(980.4m)-중재 -날씨 ; 맑음-계속 장마 중 하산 뒤 평가회 때 약간 비-어제까지 중부지방 비롯 폭우-탐사거리 ; 약 8km - 누적 108.56km

-탐사대원 ; 조형래. 변현성. 서춘수. 백신종. 이수일. 김선주. 신중철. 권재경. 한갑선. 정홍연. 박동진. 박남길. 곽치권. 강성도. 권영진. 유상호.

문인두. 이문식 (총 18명-1진;12명, 2진;6명)- 연인원; 126명

-특이사항 ; 장마 중에 평일인지라 탐사구간 내내 우리만 호젓하게 걸었음. 탐사 완료 후 약간 비. 백전면 대방마을 이장(염경환 58‘. 010.3766.8123)님과 공흥현씨 등 주민들과 어울려 이야기 노래 주고받음.

-탐사시간 ; 6시간 (누계; 56시간 46분)

-08:00 도의회 출발

-10:20 함양 고속국도 나들목 도착

-10:50 남원 아영면 부동마을로 이동

-11:30 부동저수지 뒤 오매동재 출발(경계 시작)

-12:40 무명봉(870m 백두대간-연비지맥 갈림길)

-13:00~13:40 점심

-14:10 901고지(봉화산 2.5km, 백운산 10.0km)

-14:45 이정표 (봉화산 3.8km, 중재 4.1km)

-15:10 광대치 (봉화산 4.7km, 중재 3.2km)

-15:42 약초시범단지안내판. 철망(봉화산 5.3km, 중재 2.6km)

-16:20 월경산 (봉화산 6.0km, 중재 1.9km)

-17:30 중재(650m. 백운산 4.6km, 복성이재 12.1km)

-18:00-19:30 함양 백전면 대방마을 백운식당 평가회 및 간담회

-19:30-21:30 출발 함양 나들목-진주-도의회

 

고혜정기자(womeni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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