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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원 3인 웨딩스토리

[2006-05-26]
 
 
 

신혼 맞은 여성의원 3인 웨딩스토리

금뱃지달고 결혼하다

 

17대 국회 들어 여성가족위 소속 여성의원 3인방이 나란히 행복한 결혼에 골인했다. 홍미영(열린우리당), 안명옥(한나라당) 의원은 두 번째 화촉을 밝혔다. 현역의원으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웨딩마치를 울렸던 김희정(한나라당) 의원은 5.31 지방선거가 끝나면 아이를 가질 계획이란다.

 

 임기 내 아이를 낳게 되면 현역의원이 출산한 첫 아기로 또 한 번 화제를 모을 듯하다. 여성이 행복해야 가정이 행복하고, 나아가 온 국민이 행복하다는 여성가족위 여성의원들. 이들의 핑크빛 사랑이 17대 국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정치동반자를 인생동반자로 맞은 홍미영의원  

 

   “재혼 결심 힘들었지만 서로의 상처 보듬을것”

 

“저희 둘, 혼자서도 잘 살지만 한번 같이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홍미영 열린우리당 의원의 청첩장 문구다. 쉰둘인 홍 의원은 지난 3월, 두 번째 화촉을 밝혔다. 신랑은 레저사업을 하는 쉰네 살의 송종식씨. 두 사람 모두 각각 딸 둘, 딸 셋을 두었다. 홍 의원은 “한꺼번에 다섯 딸의 어머니가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홍 의원은 4년 전 이혼의 아픔을 겪었다. 그는 “살벌한 남성중심 정치판에서 ‘이혼’이라는 딱지가 얼마나 위험하고 불리한 주홍글씨인지 알기에 이혼만은 피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정치를 하면 가정을 지키지 못한다는 잘못된 가부장적 사회통념에 ‘내가 그 사례가 되면 안 된다’고 발버둥쳐야 했다”고 술회했다.

 

결국 그는 ‘이렇게 살다가는 내가 정말 죽지’ 하는 생각에 이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죽으면 명예롭지 않나’하는 생각도 수없이 했다. 별거, 합의이혼, 가정법원까지 가는 동안 죽음 못지않은 마음의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혼 후 두 딸과 함께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집을 옮기기도 했다. 정치에 다시 도전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마저 생겼다.

 

그는 가까스로 용기를 내어 17대 총선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 시절, 남편 송종식씨를 만났다. 송씨와는 1990년대 중반 인천광역시 의원으로 함께 활동했던 인연이 있었다.

 

송씨는 2004년 17대 총선 때 인천 부평의 민주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었고, 홍 의원은 열린우리당 후보로 뛰고 있었다. 송씨는 이혼의 상처를 딛고, 17대 총선을 정치 재도전의 기회를 삼은 홍 의원에게 선거 자문과 물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비례선거 최종일엔 연설문과 자세 수정은 물론, 무슨 옷을 입고 나갈지도 세심하게 챙겨주었고, 국회의원이 된 후엔 홍 의원의 후원회장으로 곁을 지켜주었다. 홍 의원에겐 든든한 조력자이자, 정치적 동반자였던 셈이다.

 

비례선거에서 좋은 성적으로 비례 순번을 받은 날, 송씨는 홍 의원에게 “이제 국회의원이 된 만큼 처신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며 자신과의 만남을 끝내자고 연락해왔다. 안타깝게 헤어진 두 사람을 다시 이어준 것은 홍 의원의 막내딸이다. 홀로 정치판에서 힘겨워하는 엄마에게 아저씨의 그늘이 너무나 소중한 안식처임을 깨달은 막내가 송씨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둘 다 초혼도 아니고, 복합가정을 이루기엔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며 홍 의원은 재혼을 결심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고비가 있었음을 털어 놓았다. 그는 재혼에 앞서 양가 가족 모두가 상담을 받도록 했다.

 

상담을 받으면서 가족 개개인들이 자신의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나갈 것인지, 20년 가까이 서로 떨어져 지내온 가족 구성원들이 다함께 행복하게 살기 위해선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는지 소통했다. 다섯 딸들은 오히려 새엄마 새아빠가 생긴 것을 기뻐했고, 서로의 상처를 따뜻하게 보듬어 안았다.

 

홍 의원의 딸 새미양은 딸들의 대표로 결혼식 하객들 앞에서 엄마 아빠께 드리는 편지글을 명랑한 목소리로 읽었다. 홍 의원은 벅찬 감동으로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새롭게 출발하는 두 사람은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영원한 사랑을 다짐했다.

 

 

현역의원 첫 웨딩마치 올린 김희정의원

 

   

결혼전에도 결혼후에도 나만의 정책참모 ‘든든’

 

17대 의원 중 최연소 미혼 여성의원이라는 사실로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지난해 현역의원으로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결혼 테이프를 끊은 김희정 한나라당 의원. 오는 5월 28일이면 결혼 1주년을 맞는다.

 

신랑은 대기업 샐러리맨인 권기석씨. 현재 LG CNS 하이테크 사업본부에서 근무하며 대기업, 병원 등에 유비쿼터스를 상용화하는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그는 ‘정치인 아내’의 훌륭한 외조자로 정가에선 유명인사다. “나이와 성별의 장벽을 깨고 소신 있는 정치인, 깨끗한 정치인이 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아내가 자랑스럽다”고 당당히 밝힌다.

권기석씨는 17대 총선 당시 부산 연제구에 출마한 여자친구 김 의원의 선거사무실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선거운동으로 바쁜 여자친구 때문에 데이트 장소를 아예 선거사무실로 옮긴 것. 덕분에 사람들 몰래 아슬아슬한 곡예 연애를 즐겼다. 결혼 후에도 국회의원 아내를 위한 외조는 계속됐다.

 

정보통신을 전공한 그는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으로 활동하는 김 의원의 든든한 정책참모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의원에게 틈나는 대로 정보통신 관련 전문용어와 정보통신업계의 흐름을 일러주는 등 의정활동을 직간접적으로 돕고 있다.

 

20년 간 독일에서 살았던 권씨는 김 의원에게 독일 현안, 독일 정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정책 아이디어를 뒷받침해주기도 한다.

 

김 의원은 지역구 행사든 정치권 행사든 부부동반 모임엔 꼭 남편과 함께 참석하려고 한다. 평일에는 함께 있지만, 주말이면 지역구 관리를 위해 부산으로 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특별한 주말 부부인 셈이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의 신분이지만 가정에서는 나 역시 한 남자의 부인”이라며 “남편을 보면서 대한민국 샐러리맨의 일상적인 모습을 다른 아내들이 느끼는 것과 똑같은 심정으로 공감한다”고 얘기한다.

 

권씨는 “부산 지역구에 내려가 보니 이렇게 힘든 일을 어떻게 아내가 해내고 있었나 싶어 걱정도 되고, 참 많이 아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한다. 김 의원보다 요리나 집안일엔 한수 위인 권씨는 틈틈이 아내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비타민제도 알뜰히 챙겨준다고. 신세대 닭살 커플답게 더 피곤한 사람을 위해 덜 피곤한 사람이 집안일을 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김 의원 부부. 여성가족위 소속인 김 의원은 “바쁜 의정활동 때문에 아직 2세 계획은 없다”면서이를 갖더라도 국회 일정에 맞추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를 가지면 배가 잔뜩 부른 몸으로 의정활동을 해서 임신한 여성도 당당하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놓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깜짝결혼식 올린 안명옥의원  

 

                                                        기쁘고 축하받을 일이지만 상대 존중…조용한 결혼식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해 연말, 새 신부가 됐다. 상대는 길정우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 소장. 두 사람은 한 모임에서 만나 알고 지낸 지 15년이 넘은 오랜 친구 사이다.

 

두 사람 모두 가톨릭 신자로 신앙으로도 정서적 코드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 안 의원에겐 대학생인 두 아들이 있는데, 길 소장은 안 의원 아들의 대부가 되어주기도 했다.

 

안 의원은 지난해 8월, 강원 홍천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에서 깜짝 결혼 소식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청혼을 받은 뒤 한동안 고민했지만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인생의 이모작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 의원은 “기쁘고 축하받을 일이지만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며 외부에 전혀 알리지 않은 채 결혼식을 치렀다. 가족, 친구, 동료 의원들을 모두 초청해 결혼식을 치른 홍미영 열린우리당 의원과는 대조적이다.

 

안 의원은 17대 여성 국회의원들 가운데 유난히 톡톡 튀는 패션 감각을 자랑한다. 지난해 김근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과의 TV 토론에 패널로 참여한 그는 화려한 핑크빛 의상에 맞춰 앞머리에 핑크색 블리치를 넣는 파격을 연출하기도 했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는 국회의원이라는 고정된 이미지를 벗고 여성으로서 자신의 삶에 더 당당해지려고 노력한다는 안 의원. 30년 지기인 연세대 의대 정우희 교수는 “빈틈없고 딱 부러지는 똑똑함 때문에 첫인상이 차돌 같다는 말을 많이 듣지만 알고 보면 남의 아픔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며 같이 아파하고 울어줄 줄 아는 순수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안 의원은 포천 중문의대 산부인과 의사 출신으로 17대 비례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그는 여성가족위,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으로 남달리 ‘여성의 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깊다. 여성의 몸을 통한 의료적 접근으로 성평등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상식의 계몽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시대에 맞는 성교육 교재 개발, 여성의 총체적 건강을 위한 관련법안 발의 등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의 별명은 자신의 이름에서 영문자 첫 자를 딴 ‘닥터 아모(AMO)’. ’AMO’는 스페인어로 ‘사랑’, 라틴어로는 ‘사랑합니다’라는 뜻이 담겨 있어 그가 좋아하는 별칭이다.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는 안 의원은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해인 수녀의 ‘황홀한 고백’이라는 시구를 인용하며 “사랑하는 이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면 행복은 두 배가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사랑이 가득한 의사, 사랑을 나누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며 “한평생의 어느 순간에서도 가장 황홀한 고백이 될 그 사랑을 모든 이와 함께 나누며 살고 싶다”고 고백했다.

 

 /<본 기사는 우먼타임스제공>주 진 기자 jj@iwomantimes.com

편집부(womenis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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