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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개선사례- 공정거래위원회
TOEIC시험 인터넷 응시취소 허용 접수만 되고 취소 못하는 약관 개정
[2005-03-24]
 
 
 

지난 5일 열린 2005년도 민원․제도개선 보고대회에서 발표된 우수사례와 최근 발간한 백서 국민과 함께 하는 참여정부 제도개선 에는 지난 2년 간 의욕적으로 추진한 제도개선 노력 118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제도개선을 달성하기까지 부처, 청와대, 시민단체가 함께 흘린 구슬땀의 흔적을 몇 가지 사례로 살펴본다. / 편집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영어인증시험은 토익(TOEIC)이다. 2004년 정기시험 응시자 수가 약 154만명에 달할 정도다. 전 세계 토익 응시인원의 두 배를 웃돈다. 놀라운 수치다. 그런데 동전의 양면처럼, 엄청난 응시인원 만큼 취소자도 많았으니 그 인원이 16만5000명에 육박했다.

 

문제는 인터넷을 통한 응시취소가 불가능하다는 데 있었다. 응시취소 희망자들은 접수처를 다시 방문해야만 취소가 가능했다. 모두 토익시험의 불합리한 약관 때문이었다. 인터넷으로 접수는 되지만 취소는 불가능한 행정편의주의 탓이었다.

 

토익시험의 인터넷 원서접수 비율은 95%에 달한다. 그럼에도 인터넷 취소를 금지하고 방문취소를 강제해온 것이다. 응시취소에 따른 환불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응시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한해 16만명 응시취소…인터넷으로 안돼

 

이렇듯 토익시험의 취소는 방문취소와 우편취소만 가능할 뿐 인터넷 취소는 불가능했다. 우편취소도 방문 접수처가 설치돼 있지 않은 지역에 한해 인정됐다. 따라서 대부분의 도시지역은 오로지 방문취소 외엔 다른 방안을 찾을 수 없는 실정이었다. 더욱 난감한 것은 서울을 제외한 대부분의 접수처는 지역별로 하나뿐이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토익위원회는 인터넷 취소 허용을 촉구하는 공정거래위원회 요구에 완강하게 반대했다. 공정위가 시정명령을 내리면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놓았다. 토익위원회가 인터넷 취소허용에 난색을 표하며 내놓은 이유는 이러했다.

 

△응시자의 신중하지 못한 시험신청과 취소의 반복으로 시험관리가 어려워진다.

△무분별한 취소자 발생으로 고사장 확보, 감독자 수배 등 시험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취소자가 많아지면 관리비용이 상승하고 결국 응시료 인상요인으로 작용해 응시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외국 토익시험, 국내 국가고시 또는 민간시험은 시험연기나 취소자체를 불허하는 경우가 많다.

 

입장 차이가 뚜렷한 가운데 공정위와 토익위원회 간의 팽팽한 협의가 진행됐다. 공정위는 토익위원회의 주장을 충분히 납득하고 이해한다는 뜻을 표명하면서도 약관개정에 대한 이해를 구해나갔다.

먼저 토익시험이 국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고, 국내의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세계 1위의 인터넷 보급률을 감안해줄 것을 제의했다. 또 지방에 거주하는 응시자의 불편과 피해를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게 중요하다며 적극적으로 설득했다. 모두 수요자와 약자를 보호하려는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였다.

 

수요자 보호는 불합리한 약관개정부터

수차례 협의가 진행됐고 점차 이견을 좁혀 나갔다. 마침내 토익시험의 인터넷 취소를 제한해오던 약관조항을 시정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편취소, 방문취소 뿐만 아니라 인터넷 취소까지 모두 허용돼 응시생의 편의를 극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되었다.

 

구체적으론 시험시행일 직전 수요일까지 인터넷 취소가 가능하게 됐고, 우편취소는 방문 접수처 유무를 불문하고 전 지역에서 모두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방문취소는 현행과 같이 방문 접수처가 있는 지역의 경우 시험 전날까지 가능하게 됐다. 다만 인터넷 취소기간은 3일 간으로 제한했다. 시험취소가 편리해짐에 따라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고, 시험 주관기관의 시험관리가 어려워진 점을 고려했다.

 

이번 일은, “공정위가 불공정 약관을 지속적으로 규제․시정할 것을 다짐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공정위는 수요자와 약자를 보호하는 동시에 거래상의 지위를 남용해 작성된 불공정한 내용의 약관을 시정하고 개선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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