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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선택' 당신이라면...?

[2000-10-14]
 
 
 
미국의 한 부부가 딸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통해 부모가 원하는 ‘조건’을 갖춘 아이를 골라 낳아 윤리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금까지 유전병을 피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는 있었지만, 다른 사람의 질병치료에 쓰일 아이를 낳기 위해 유전자검사가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콜로라도에 사는 리사와 잭 부부는 ‘팬코니 빈혈’이라는 치명적인 유전병을 앓는 딸 몰리(6)의 병을 고치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이를 낳았다. ‘팬코니 빈혈’은 출혈과 면역체계 등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골수장애, 일종의 유전병인 팬코니빈혈을 앓는 아이는 백혈병 등 합병증으로 7살까지 밖에 살지 못한다. 몰리의 경우 1년이 채 남지 않은 상태였다. 유일한 치유방법은 가족 중 팬코니 빈혈 유전자를 보유하지 않은 건강한 사람의 세포를 골수에 이식하는 것. 그런데 몰리의 부모는 모두 팬코니 빈혈의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아이를 낳을 경우 또 다시 펜코니 빈혈에 걸린 아이가 태어날 확률은 25%. 때문에 이들 부부는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생각을 차마 못했다. 그러나 1년 뒤에 닥칠 몰리의 죽음을 두려워한 부모는 몰리를 구하기 위해 팬코니 빈혈 유전자를 갖지 않은 건강한 아이를 낳을 방법을 찾았다. 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준 곳은 일리노이주의 메이스닉 의료센터. 이곳 의학자들은 몰리와 조직체계는 같지만 건강한 조직을 이식해줄 수 있는 아이를 낳기 위해 수정란의 유전자 검사를실시, 팬코니 빈혈 유전자가 없는 것을 골라 몰리의 어머니 자궁에 착상시키는 방법을 시도했다. 몰리의 부모는 지금까지 4차례나 복잡한 검사를 실시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그러던 중 의료진은 지난 해 크리스마스 때 부부의 15개 수정란 중 2개가 팬코니 빈혈 유전자도 없으면서 몰리의 체질과도 정확히 일치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 중 좀더 건강한 수정란을 몰리 어머니의 자궁에 착상시켜 임신이 된 것. 그 결과 어머니는 지난 8월 29일 건강한 아들을 낳았다. 부부는 이 아이에게 ‘애덤’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애덤의 탯줄 혈액 세포를 누나 몰리의 골수에 이식했다. 의료진들은 몰리와 애덤이 모두 건강한 상태며, 몰리의 병이 완치될 가능성은 80-90%에 달한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 소식이 전해지자 생명윤리학자들은 윤리를 역행하는 일이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어떤 이유든 부모가 태어날 자식의 형질을 결정할 권리가 없다는 주장이다. 미 미네소타대 제프리 칸 교수는 “유전자 선택을 위한 검사가 만연할 경우 앞으로 출산과정이 새 차를 살 때 선택사양을 주문하는 것과 같아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이의 눈 색깔은 물론, 지능지수까지 선택하려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시카고대의 찰스 스톰 박사는 “사람이 임신하는 이유에는 부부사이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것부터 노동력을 얻으려는 것까지 다양하다.” “이번 일은 윤리적으로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차병원의 이숙환 유전학연구소 소장은 “현재 한국에서도 유전병을 피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는 실시되고 있다.”며 애덤의 경우처럼 자신은 나쁜 유전병을 피하고 누나의 병까지 고쳐줄 수 있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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