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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헤아리는 마음

[2003-09-02]
 
 
 
글쓴이 정명순은 자연주의 작가이며 미주 한국일보에 정기 기고를 하고 있다. 그는 사람을 감동 시키는 아름다운 글들을 모아 주위의 사람들을 따스하게 만들어 주는 생활 속의 글꾼이다. 그가 미국에서 생활하며 내어 놓는 삶의 향기는 늘 훈훈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내가 살던 곳의 이웃이었던 ‘Doll’은 아이들이 8명이다. 가진 것이라고는 겨우 한 달 집 월세 낼 돈과 음식 살 돈뿐이다. 무엇을 하나 사려해도 계산을 해보고 사야 할 정도로 여유라고는 없다. 어느 날 열두 살 먹은 남자 아이가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있다. “네가 오늘은 식사 당번이냐?”고 물었더니 “내가 한 달 동안 식사 당번이다”라고 대답하였다. 또 한번은 갔더니 그 아이가 엄마 옷을 다림질하고 있었다. 나는 내 아들의 옷을 다려준 적은 있지만 아들이 엄마인 내 옷을 다려 준 적은 없다. 마지막으로 내가 살던 집을 세 내주고 이사 오는 날 들렀더니, 매번 하는 것처럼 기도를 하자고 한다. 그날은 아이들까지 줄줄이 좁은 거실에 무릎을 끓고 앉아서 손에 손을 잡고 기도를 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나그네 야곱이 모든 것을 가진 바로를 위해서 축복 기도를 했던 것처럼, 아무것도 없는 Doll이 나를 위해서 축복 기도를 해주었다. 이 집을 세 주고 너는 어디 가서 살 것이냐고 내게 묻기에 “나 홈리스야.”하고 대답해서 눈물이 나도록 둘이서 웃었다. 이 친구에게서 나는 자기가 이래서 어렵고 저래서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항상 상대인 나의 사정만 물어보고 걱정해 준다. 나는 떠나면서 이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는 남보다 아이들이 많고, 또 아이들을 아름답게 키웠다. 이제 아이들을 키운방법과 또한 아이들의 하루하루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남겼으면 좋겠다.”고, “가지지 않은 재물로 남을 돕는 것이 아니고 네가 가진 지혜로 남을 도우라.”고 말이다. 나는 이런 아름다운 향기로운 삶을 전달하는 ‘전령사 나비’가 되기를 원한다.

LA정효순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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