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당권도전 발언 진위공방이 일고 있다.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8일, 6.2지방선거 이후로 예정된 6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의사를 밝혔다는 보도가 나온 후 비서실 관계자는 "그런 말씀은 없었다"고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논란의 발단은 오후 2시와 3시로 예정된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방호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기자회견을 앞둔 점심시간에 벌어졌다.

원래 이날 오전 도청에서는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민주노총 경남본부의 "여성정치 권리 선포" 기자회견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의 "키 리졸브 훈련 관련 성명서" 발표 회견에 이어, 11시 30분에 문화체육관광국 정례브리핑이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공보관실에 따르면 10시경 부서 브리핑 대신에 도지사가 기자들과 점심을 하기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0여명의 기자들이 도지사와 식당에서 만났는데, 이후 한 언론에 당권도전 의사표현 기사가 나오고, 확인 취재가 잇따르자 비서실이 즉각 부인하고 나선 것. 하지만 정정보도나 반론성명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여운을 남겼다.

사실 김 지사가 원외 당대표에 도전하고, 당선된다면 지방선거 이후 젊은 지도자로서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후기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섞인 권유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도 도지사 임기를 마무리하고 공부를 하겠다고 했지만, 2012년 총선까지는 뚜렷한 진로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서 당권도전을 검토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날은 당내 차기 도지사 후보경선에 나서는 유력 정치인들이 기자회견을 갖기 한두시간 전이었다. 언론의 조명에서 벗어나기 싫은 정치인이지만, 자신의 불출마로 인해 야기된 경남 여권의 요동을 차분하게 지켜볼 수는 없었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이 아무 근거 없이 그렇게 보도할 리는 없기 때문이다.

6년 도정을 마무리하기에 남은 3개월여는 긴 시간이 아닐 것이다. 공약도 잘 이행되고 있는 지, 서민들의 생활보장정책들이 잘 시행되고 있는 지 점검하는 일에도 시간이 모자랄텐테, 외국 갔다 왔다고 기자들에게 점심 살 시간에 혹시라도  점심을 못 먹는 도민들이 없는 지를 살펴야 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