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는 안전 불감증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공사장 안전불감증 여전” “놀이기구 안전 무방비” “지하철 환승역 상가, 안전에 허점” 우리가 여느 신문의 곳곳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신문 문구이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안전의식의 부재에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읽으면서 그런 다 아는 당연한 얘기를... 이라고 말하는 나와 당신도 ‘안전불감증’에 걸린 환자일지 모른다.

`안전 불감증`이란, 안전에 대해서 주의하지 않는 증세라는 뜻이며, 설마 내가 어떻게 되겠냐는 식의 생각을 가지고 자신이 사고를 절대로 당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과거 교통, 건설 부분에서 자주 일어났던 안전 불감증이 이제는 그 분야를 막론하고 곳곳에서 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지하철 참사가 났을 때 또는 대형화재로 인하여 아까운 젊은이들이 희생당했을 때 우리 사회 안전의 불안성과 안전의식 부재에 대해서 불만을 토로하며 대책마련에 목소리를 높이지만 그때 뿐. “터진 때”가 지나면 곧 잊어 버리곤 한다.

우리나라 속담에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라는 말이 있다. 어떠한 원인이 선행되어서 결과가 일어난 것이라는 뜻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전국민을 안타까움에 몰아넣었던 태안반도 기름 유출 사건은 누가 뭐라 해도 안전불감증이 낳은 ‘인재(人災)’다. 매사 책임을 질 줄 모르니 안전이나 예방에 대해 무관심하게 안이한 태도가 습관화 되어 나태와 안전불감증을 초래해 대형 사고를 예방하지 못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태안반도의 씁쓸함이 가시기도 전에 이천서는 또! 30여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대형 화재가 발생 했다. 10년 전 40명의 인명을 앗았던 부산 냉동창고 화재사고와 거의 똑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외부의 열을 차단하기 위해 창고의 바닥과 천장, 사방 벽면을 모두 단열재로 덮어야 하지만 화재가 난 이천 냉동창고 역시 영업 개시를 앞두고 단열재인 우레탄폼 발포작업을 벌였다. 또한 시너 등 발화성 유증기가 창고 안에 가득찼고, 불꽃이 조금이라도 튀면 그대로 연쇄폭발로 이어질 것이 뻔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축구장 2배에 달하는 지하 1층에 비상시 대피할 수 있는 탈출구는 출입구를 제외하면 반대편에 하나 뿐이었고 이조차 미로처럼 복잡하게 구획이 나눠져 있어 신속한 대피가 더욱 어려웠다.

솔직히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기자도 안전 불감증이다. 무심코 하루에도 몇번씩 행한 무단 횡단이나 과속이 안전불감증이라는 것을 알고있는가? 심지어는 우리가 무심코 버린 쓰레기까지도 안전의식의 부재 속에서 이루어 진다고 하니... “이정도면 괜찮겠거니...” 하는 생각 이젠 좀 버리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