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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기자수첩]영화같은 세상, 사라지는 사람들...

▲ 영화 '그놈목소리'의 한 장면
영화 ‘그놈 목소리’는 1991년 이형호 유괴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다. 방송국 뉴스앵커 한경배(설경구)의 9살 아들이 어느날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1억 원을 요구하는 유괴범(강동원)의 피말리는 협박전화가 시작된다.

비밀수사본부에 과학수사까지 동원되었지만 지능적인 범인은 조롱하듯 수사망을 빠져나가며 집요한 협박전화를 계속한다. 치밀한 수법으로 정체가 드러나지 않는 유괴범의 유일한 단서는 전화를 통해 울리는 소름끼치는 유괴범, 그놈의 목소리이다.

이 같은 경찰과 한경배 부부의 아들을 찾기 위한 끈질긴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한 채 미제 사건이 되었다.

이형호군은 납치돼 유괴된 지 44일 만인 3월 13일 잠실대교 부근 한강고수부지 ‘토끼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러나 이 같은 납치 이야기는 영화로만 그치지 않았다. 지난 11일 인천에서 이와 비슷한 유괴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인천 송도의 박모군은 동네의 한 교회에 다녀오던 중 실종됐다. 그리고 박군의 집으로 돈을 요구하는 유괴범의 협박전화가 시작되었다. 박군은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박 군의 아버지는 인터뷰를 통해 “범인이 협박전화를 했을 때 그놈 목소리에 등장한 범인의 말투와 똑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내 아들은 영화 ‘그놈 목소리’가 만들어낸 제2의 피해자”라며 오열했다.

영화로 인한 모방범죄든 아니든 우리는 요즘 ‘납치’사건에 대해 무방비로 노출되어있다. 박군의 유괴 살해사건이후 제주 서귀포의 초등학교 3학년 양 모양이 실종됐다.

그리고 지난 19일에는 전남 여수에서 5살짜리 이 모양이 실종됐다.

이 양의 살해자는 경찰에 실종신고를 낸 친부로 밝혀져 사회적 충격을 더했다. 지난해에는 김해에서 보험설계사의 실종 사건이 있었고. 최근에 골프장 사장의 납치사건까지 있었다. 그런가 하면 불륜이 들통나 가족을 상대로 납치 자작극을 펼친 철없는 아빠 이야기도 있었다.

‘납치’가 마치 유행인양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 언제부터 우리가 바깥에 나가기 두려운 세상에 살게 되었을까. 치안은 없고 납치만 있다는 우스개소리가 생각난다.

납치 유괴는 잔혹하고 무서운 범죄이다. 이런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폐지하자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공소시효 폐지는 지난해에 시효가 만료된 대구 개구리 소년 사건 때문에 더 절실하게 다가온다.

세상을 위협하는 잔혹한 범죄들, 하늘에서 ‘납치’해 버렸으면 좋겠다.

윤수영객원기자(womenisnews@hanmail.net)

2007-03-30 오후 6:47:00, HIT :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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