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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아이의 시적 감수성, 부모의 사랑으로부터

 

“경험이 천재보다 낫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절박한 순간에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에서 해답을 얻습니다. 문학도 춥고 배고프고 억울하고 푸대접 받던 다양한 경험에서 나오는 것입니다.”베스트셀러 <지란지교를 꿈꾸며>의 저자 유안진씨가 우리마을 팔룡동을 찾았다.

 

지난 4월 10일 오후 3시 팔룡동 벽산B단지 대표자회의실. 삭막한 아파트숲을 적시려는듯 봄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날이었다. 유안진 시인은 어렵고 거창한 문학을 전하는 교수가 아닌 편안하게 삶을 얘기하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로 다가와 두 시간에 걸친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팔룡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팔룡두레>에서는 마을 사람들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작가와의 만남을 추진 중이다. 그 첫 번째 행사로 여성과 아이의 눈에서 삶을 진솔하게 바라보는 유안진씨가 초청돼 ‘아이의 시적 감수성 깨우기’라는 주제로 자신의 문학적 삶과 시(詩)를 사랑하는 아이로 키우는 방법 등에 대해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유 시인은 자신이 글을 쓰는 작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유년시절의 배경을 들려주면서 어린 아이들에게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생활 속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비록 우리말 사전에는 없지만 생생함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어휘들을 우리는 늘상 사용하고 있다. 그 어휘들을 들으면서 아이들이 자라다보면 말맛을 느끼게 되고 자연스레 감수성도 살아난다는 것.

또, 어차피 ‘문학은 허황이며 사기다’라면서 아이들이 호기심으로 질문할 때 말을 자르지 않아야 함을 강조했다. 부모는 재판관이 아니라 스스로 깨우치는 교육을 해야 하고, 아이들이 ‘왜’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게 함께 질문하고 대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허황 속에서 상상력을 키울 수 있고 그 상상력 속에서 감성과 진리를 깨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면서 옛날 그 시절 허황되지만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었던 ‘도깨비’라는 소재가 현대 삶에서 없어진 것을 아쉬워하기도 했다.

 

경험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할 때는 지금껏 살아온 여성적 삶을 거침없이 쏟아낸 시집 <다보탑을 줍다>를 예로 들었다. 10원짜리 동전을 줍고서 ‘다보탑’이라는 시제를 꺼내고, 물오징어를 다듬다가 ‘먹장가슴’이 된 삶을 되돌아보는 내면 심리묘사는 여러 주부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밖에 유 시인이 들려준 시골에서의 어린 시절 ‘촌뜨기’ 경험담과 여러 귀신 이야기들, 그리고 외국에서 느낀 우리나라와의 교육 비교정책 등은 마냥 잠자고 있던 우리 부모들의 감수성에도 작은 소리를 일깨워줬다.

 

이날 엄마의 손을 잡고 동행한 몇몇 아이들의 눈에서도 당장은 알 수 없지만 봄빛을 한껏 받고 나오는 새싹들의 아름다운 ‘시어(詩語)가 언젠가 터져나오리라’ 생각하며 무심코 하늘을 쳐다본 기자는 ‘승자는 구름위에 하늘을 쳐다보고, 패자는 구름속의 비를 본다’는 어귀가 스쳐지났다.

이상미시민기자(womenisnews@hanmail.net)

2006-04-18, HIT : 1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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