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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섬진강 매화마을

  어제부터 매화축제가 시작되었다는데, 갑작스럽게 몰아닥친 한파에다 아직 해가 뜨기 직전이라, 매화꽃들이 모두 어둠 속에 벌벌 떨며 움츠리고 있는 것 같다.

광양 다압면 매화마을입구에는 율산 김오천 선생의 비석을 세워놓은 작은 공원이 있다. 김오천 선생은 섬진마을에서 태어나 87세로 타계할 때까지 평생을 밤나무와 매실나무의 보급에 열정을 쏟은 사람이다.

일본에서 13년 동안 광부로 일하다 돌아오는 길에 밤과 매실의 묘목을 각각 5000그루씩 들여와 심고 재배하여 전국에 전파하였고, 가난한 시골마을의 농가소득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한 인물이다.

며느리인 홍쌍리 여사가 뒤를 이어받아 매실을 대표적인 지역특산물로 상용화시켰고, 유명한 매화마을의 입지를 굳혔다.

어둠이 채가시지 않은 새벽녘부터 축제를 준비하려는 매화마을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느껴지지만, 갑자기 닥친 한파로 움츠러든 매화들의 개화기가 1주일가량 연기되는 바람에 당황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섬진강변의 너른 땅이 눈꽃처럼 피어난 청매화와 홍매화로 가득 차야 하는데....
 

보기만 해도 배부른 장독들 

  청매실 농원의 언덕위로 올라서니 셀 수 없을 만큼 많고 커다란 항아리들이 보기만 해도 든든하고 배부른 포만감으로 다가선다.


  내 어릴 때 대가족이었던 우리 집에도 어마어마한 독들이 많이 있었고, 아파트로 이사 오기 전까지 마당에 커다란 독을 묻어두고 김장김치나 동치미, 총각무 등을 담가 두었던 나였기에 항아리에서 느껴지는 정겨움이나 감회가 남다른지도 모른다.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평화로운 매화마을을 산책하기 시작했다. 푸른색이 감도는 청매화와 붉은 색이 감도는 홍매화 숲 사이를 지나 뒤쪽의 무성한 대나무 숲으로 들어섰다.

  아래쪽에서 볼 때보다 훨씬 무성한 대나무 숲이 새벽녘의 싱그러움을 전해준다. 다모의 촬영지였다는 평화로운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정자 앞으로 내려왔더니, 요즈음은 진귀한 구경거리가 되어버린 초가지붕을 새로 얹는 아저씨들의 모습이 보였다.
돈보다 매실을 더 좋아하고 아꼈던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매실사랑이 가난한 시골마을을 풍요로운 매화마을로 바꾸었다.


  매화를 재료로 한 매실주, 매실 쨈, 매실장아찌, 매실 꿀 등의 매실상품뿐만 아니라, 마을 전체가 '섬진강 매화마을'이라는 손꼽히는 국내관광 상품이 되는 기적을 보였다.

사진/글전흥진(hellen60@dreamwiz.com)

2005-03-24, HIT :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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