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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생각하는 사람은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생각하는 사람은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우리와 공존하는 괴물에 대하여  

세상은 다면적이다. 아주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각 개체는 아주 다양한 모습을 가졌다. 좋은 면이 있는가 하면 나쁜 면이 있고, 우리 모두는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이다. 사람들은 여러 입장에서 서로 공존한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공존한다. 우리는 어렸을 적부터 용서의 미덕에 대해 배웠다. 분노와 증오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것은 자신을 곪게 할 뿐 아니라, 진정으로 용서를 베푸는 이가 승자라고. ... 

영화 <컬러 퍼플>1985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로, 당시 큰 화제가 되었다. 주인공 셀리는 흑인 여성으로, 철저히 하위 주체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의붓아버지에게 강간당하고 자신이 낳은 아이들이 팔려 간 것으로도 모자라, 사랑하는 동생과 이별하고 미스터로 부르는 자신의 남편과 그 아이들에게 헌신하는 것이 셀리의 일상이다 

그러나 셀리는 다른 여성들을 만나며 변화하고 스스로 존중받을 권리가 있음을 깨닫는다. 셀리는 마침내 미스터로부터 해방되고, 그가 자신의 길을 방해하려 하자 단호하게 막아서며 자신의 의지를 내보인다 

<컬러 퍼플>은 개봉 이후, 대중으로부터 상반된 평가를 받았는데, 억압된 흑인 여성의 성장사를 잘 보여줬다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드라마틱한 불행을 셀리라는 한 인물에게 몰아넣어 흑인 남성을 일반화하고 괴물화했다는 평가도 있다 

그중 글에서 집중하고 싶은 평가는 <컬러 퍼플>의 원작자, 소설가 앨리스 워커의 비판이다. 앨리스 워커는 소설의 마지막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며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 다 같이 공존하는 결말을 보여준다. 가장 악인인 미스터조차 이 가족의 구성원이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새로운 가족에 미스터는 배제되어있다. 앨리스 워커는 이 장면을 두고 가족은 다시 연결될 수 있으며, 우리는 그것이 가능함을 믿어야 한다.”라며 영화의 결말이 원작의 결합과 용서를 배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의문이 든다. 폭력의 주체가 늙고, 힘을 잃었고, 반성했다고 해서 피해자가 그를 용서하고 집단에 받아주어야 하는가? 

이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떠나 부모와 자식 관계에도 쉽게 대입할 수 있다. 가정폭력, 아동학대, 성폭력을 저지른 부모가 늙고 병이 들어 자녀에게 용서를 구하고 인생의 2막을 시작하는 모습을 우리는 흔히 볼 수 있다. 누구나 교화와 성장의 기회를 가지지만, 가해자가 피해자 곁으로 돌아갈 수 있는가? 돌아가도 되는가? 가족 내 범죄는 특성상 잘 고발되지 않고 고발된다 하더라도 가해자가 가족 내로 돌아오는 경우가 다분하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거부하고 불편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가족의 이름은 무겁다. 미스터가 정말 반성했는지는 미스터만이 알 것이다. 그러나 그가 진심으로 반성했다고 해서, 그의 피해자들이 그를 용서하고 포용해야 하는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용서라는 미덕의 아래, 우리는 가해자의 반성을 진실한 것으로 확신할 수 없고 법정에 회부된 가해자가 반성을 흉내 내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가해자는 책임지지 않는다. 피해자의 기억과 상처는 용서로 고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어떠한 큰 보상도 용서의 이유가 될 수 없다. 

폭력에 익숙해져 살던 이들이 비로소 폭력에서 벗어났을 때, 그들은 생각하며 현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가해자가 돌아오면, 이들은 비로소 괴물이라고 알게 된 자와 함께 잠을 잘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본 기사는 본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여성신문(womenisnews@hanmail.net)

2022-06-16 오후 12:10:28, HIT : 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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