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산책하기 좋은 계절

산책은 아이들에게 맑은 공기, 푸른 하늘, 사람 사는 모습, 벌레와 짐승과 물고기, 나무와 흙과 바위와 물 등을 만나게 해 주는 것입니다. 산책은 그간 짓눌렸던 아이들의 답답한 가슴을 조금이나마 열어 줄 것입니다. 또한 산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행복한 삶의 길을 안내해 줄 것입니다.<얘들아 산책 가자>(양서 원) 

봄은 빛으로 절감하고, 가을은 향기로 절감한다고 했던가. 봄의 따사로운 볕이 대지에 퍼지면 부드러운 봄볕은 마술지팡이처럼 닿는 곳마다 연하고 고운 것들로 세상을 바꿔놓고 우리를 기다린다. 가을은 또 어떤가. 낙엽이 쌓이고 쌓여 숲에서 풍겨 나오는 구수하고도 달짝지근한 냄새는 마음까지 가을로 푹 빠지게 한다. 숲으로 오라 부른다. 가을, ‘과즙’과도 같은 숲의 냄새는 덤이다. 노랑 봄의 햇살과 달짝지근한 가을의 향기는 산책의 묘미다. 아이들과 사시사철 산책을 하지만 그 중 빛과 냄새로 이끄는 봄과 가을은 단연 일품이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들과 산책 프로그램을 꾸준하게 운영한지 4년째다. 우여곡절 끝에 산책 프로그램은 자리를 잡았다. 일주일에 적어도 세 번 이상은 꼭 산책을 나간다. 산책을 시행했던 첫 해는 아이들이 바람만 조금 불어도 감기에 걸릴까 걱정했던 부모들도 4년쯤 꾸준하게 홍보하고 안내한 결과 당연하게 산책을 나가는 것이라 준비해 주게 된 것이다. 아니 산책을 가지 않으면 데리고 나갔으면 하는 바램을 전해오기도 한다. 

가정통신문과 오리엔테이션 등을 통해 왜 산책을 해야 하는가를 산책에 대한 좋은 점들을 설명해 주었다. 발달단계에서 산책이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과 자연 속에서 키워야 창의적인 아이로 키울 수 있다고도 말했다. 신입 상담과정부터 산책을 가는 부분을 꼭 이야기 한다. 혹 산책을 반대한다면 전체 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산책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일 년 프로그램과 계절별 프로그램 혹은 일일 프로그램 등을 계획해 진행해 보고 있다. 마침 10여 년 전 먼저 산책을 실천하고 기록으로 남겨놓은 <얘들아 산책 가자> 책이 많이 도움이 되었다.